- 여자골프 랭킹 1위에 동시 등극

- 신지애·박인비 이어 3번째 쾌거

- "언제나 꿈꿔온 일, 믿을 수 없어"

유소연(27)이 한국 선수로는 역대 세 번째로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유소연은 26일(한국시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너클 컨트리클럽(파71·6331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지난주 3위에서 두 계단 상승해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을 2주 만에 끌어내리고 1위를 차지했다. 유소연에 앞서 2010년 신지애, 2013년 박인비가 세계 1위를 맛봤다.

여자골프 세계랭킹은 2006년 창설돼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처음 1위 자리에 올랐다. 이후 11년에 걸쳐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신지애, 미야자토 아이(일본), 크리스티 커(미국), 쩡야니(대만),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박인비, 리디아 고(뉴질랜드), 쭈타누깐이 1위에 올랐다. 유소연은 역대 11번째 1위 선수가 됐다.

유소연은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8언더파 195타를 기록한 유소연은 16언더파 197타를 기록한 공동 2위 양희영(28), 모리야 쭈타누깐(태국)을 2타 차로 따돌렸다. 이달 초 숍라이트클래식에서 2년8개월 만에 컷 탈락한 아쉬움을 딛고 2주 휴식 후 돌아온 대회에서 유소연은 곧바로 개인 통산 다섯 번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또 지난 4월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에 이어 두 번째 우승으로 올 시즌 열린 LPGA 투어에서 16번째 대회 만에 처음으로 다승 선수가 됐다. 유소연은 상금과 올해의 선수 부문 등 주요 부문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유소연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올해 열린 16개 대회의 절반인 8개 대회에서 우승컵을 가져왔다.

유소연은 이날 신기록과 함께 우승을 거두며 지난 4월 렉시 톰슨(미국)의 '벌타 논란'으로 받아든 우승컵이 우연이 아닌 실력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그는 전날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 잡으며 10언더파 61타를 쳐 대회 최저타 신기록으로 단독 1위로 치고 올랐다. 또 1·2라운드 합계인 16언더파 126타는 이 대회 36홀 최저타 신기록이다. 마지막 날 2타를 더 줄여 기록한 최종합계 18언더파는 지난해 리디아 고가 세운 17언더파를 넘어선 대회 최저타 우승 기록이다.

2위에 5타 앞서 마지막 날 경기를 시작한 유소연은 11번 홀(파3)에서 이 대회 첫 보기를 기록하며 주춤했고 그사이 양희영이 11, 12번 홀 연속 버디로 2타 차로 쫓아왔다. 그러나 양희영은 곧바로 13, 14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제풀에 주저앉았다. 유소연은 우승 후 LPGA와 인터뷰에서 세계 1위 등극 소식을 접한 뒤 "언제나 꿈꿔온 일이다. 믿을 수 없다. 두 가지 좋은 일이 한 번에 일어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통산 5승 중 2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거둔 유소연의 다음 목표는 오는 30일 미국 일리노이주 올림피아필즈에서 개막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이다. 이번 대회에서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인 유소연은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