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2. 지난 1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롯데와 KIA 타이거즈의 3연전 첫 경기. 7회말 강민호의 역전 스리런으로 7-6 리드를 잡은 롯데는 8회초 2사 3루에서 배장호를 마운드에 올려 안치홍과 상대했다. 하지만 동점 적시타를 내줬고 9회 역전까지 허용해 경기를 내줬다. 조 감독은 "여러 선택지를 고민한 끝에 배장호로 한 타자만 상대하려 했는데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 날 경기에서도 롯데는 강민호의 역전 홈런 이후 불펜진이 한 번 더 역전 홈런을 얻어맞아 경기를 내줬다.

롯데가 KIA와의 홈 3연전 싹쓸이 패배에 이어 넥센을 상대로도 3연패하며 시즌 최다 기록인 6연패 늪에 빠지자 조원우 감독을 향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롯데가 시즌 중반 하락세를 겪는 와중에 공수 양면에서 불명예스러운 지표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승부처에서 무너지며 경기를 내주는 경우가 많다. 18일까지 66경기를 치른 롯데는 대타 타율이 0.195(87타수 17안타)로 리그 8위에 머무른다. 경기 도중 감독이 기용하는 대타의 활약상에 따라 흐름이 달라질 수 있는 여지가 상대적으로 줄고 있다. 공격에서도 답답한 흐름이 이어진다. 중심타선의 힘을 장점으로 삼는 롯데는 상대적으로 타자들의 느린 주루 능력 때문에 병살타 부문 1위(68개)를 기록 중이다. 병살타로 공격 흐름이 끊기는 반면 득점권 타율도 0.270으로 리그 최하위에 그쳐 승부를 뒤집는 힘도 부족하다.

리드를 지켜내야 할 불펜진 활용도 최하위 수준이다. 롯데는 구원투수들의 승계주자 실점률이 39.7%로 8위를 기록 중이다. 투수 교체 타이밍에서 연이은 실책으로 선발투수의 승리를 무산시키거나 역전을 허용해 그대로 경기를 내주는 상황이 반복된다. 10개 구단 중 세이브 최하위(11세이브)인 반면 블론세이브 부문에서는 공동 1위(11개)를 달려 경기 후반 승리를 확정짓지 못하는 불안도 계속된다.

전문가들은 롯데의 '위닝 멘탈리티'가 사라졌다고 지적한다. 지난달 14일 홈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조 감독이 경기 도중 이례적으로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을 불러모아 '최선을 다하자'는 메시지를 전했지만 결국 무기력한 내용으로 1-15로 패하기도 했다.

내외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롯데는 18일까지 최근 10경기 2승 8패를 기록해 29승 37패로 승패 마진이 '-8'까지 떨어졌다. 분위기 쇄신 차원으로 유일한 방편인 외국인 선수 교체와 관련해서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조 감독은 "교체한다 해도 빠른 것보다는 확실한 상황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