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30패 중 둘이서만 13패 부진
- 승리 가져다줄 에이스 절실한데
- 거인, 남은 외인교체카드 1장뿐

혹시나 했는데 역시였던가. 롯데 자이언츠가 외국인 투수들의 연이은 부진으로 속앓이가 심해지고 있다.

브룩스 레일리(왼쪽), 닉 애디튼

롯데는 지난 6일부터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벌인 NC 다이노스와의 3연전을 1승 2패로 마무리했다.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와 닉 애디튼이 연이어 선발투수로 나섰지만 나란히 패배를 떠안았다.

부진한 팀 성적에 레일리와 애디튼이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두 선수는 팀이 57경기를 치른 8일까지 도합 13패로 시즌 팀 패배(30패)의 절반가량을 기록했다. 개인 기록 면에서도 부진하다. 레일리는 지난 8일 NC전에서 홈런 두 개를 허용해 리그 최다 피홈런(14개)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3과 1/3이닝 동안 6실점 하며 최근 다섯 경기 연속으로 4점 이상을 내줘 선발투수의 활약지표인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에 미치지 못했다.

다음 날 등판한 애디튼도 비슷한 흐름이다. 시즌 처음으로 NC를 상대로 마운드에 올라 1회부터 홈런을 내주는 등 9실점(8자책) 해 국내 무대 데뷔 후 최다 실점 경기로 부진했다. 그는 특히 주자가 득점권에 있는 상황에서 피안타율이 0.350으로 리그 2위에 이르러 위기관리 측면에서 부족함을 드러냈다. 데뷔 첫 경기 LG 트윈스전과 지난달 2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호투를 선보여 반등의 희망도 가졌지만 사라지는 모양새다.

외국인 선수들이 팀 내 선발진 '원투 펀치'를 구성하는 다른 팀과 달리 레일리와 애디튼이 주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팀 내 최다 패전이라는 결과뿐만 아니라 느린 구속과 불안한 변화구 제구 등 내용 면에서도 나을 것이 없다. 몸값 총액이 135만 달러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아 효율성을 기대했던 전략에서 실패를 맛보고 있다.

현재 롯데에는 연패를 끊고 팀에 1승을 가져다줄 수 있는 에이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성득 KNN 야구해설위원은 "상위권 팀들은 확실하게 1승을 책임지는 에이스가 있다. 롯데도 믿을만한 선발투수가 있다면 국내 선발진 중 한 명을 불펜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롯데는 9일 애디튼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앞서 외인 타자 앤디 번즈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된 데다 전날 레일리가 2군행을 통보받아 현재 팀에서 외국인 선수 전력이 전무하다. 레일리와 애디튼은 2군에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두 선수 모두 경기 내용과 결과가 좋지 않아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정신적이나 기술적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가 한 장밖에 남지 않았다. 개막 직전 파커 마켈을 애디튼으로 바꿔 최대 2번의 기회 중 한 번을 소진해 더욱 신중한 상황이다. 현재 롯데는 외국인 선수를 물색 중이다. 롯데 관계자는 "해외 스카우트들이 상시 업무를 보며 선수들을 살펴보고 있다. 다른 리그도 진행 중이라 좋은 선수를 데려오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브룩스 레일리

·미국·1988년생

·2017시즌

12경기 3승 6패

평균자책점 5.32

리그 피홈런 1위(14개)

최근 5경기 연속 4실점 이상


◇닉 애디튼

·미국·1987년생

·2017 시즌

10경기 2승 7패

평균자책점 7.50

리그 최다 패전 1위(7패)

득점권 피안타율 리그 2위(0.350)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