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홈런 5개 부진 늪 빠진 박시영
- 피안타율 4할대 넘은 손승락 등
- 리드 지킬 '필승조' 부진 뼈아파

#장면 1. 지난 23일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맞대결. 8회초 무사 만루 위기에서 장시환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막아냈지만 9회초 마무리투수 손승락이 1사 만루의 고비를 넘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나온 배장호가 연장 10회초 역전까지 허용하자 홈구장을 찾은 팬들이 대거 자리를 떴다. 끝내기 안타로 승리는 거뒀지만 찜찜함이 남았다.

왼쪽부터 박시영, 장시환, 손승락. 국제신문 DB

#장면 2. 하루가 지난 2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두 팀의 경기. 8회초 솔로 홈런 두 방을 내준 박시영이 주자까지 내보내자 롯데는 전날 위기를 막아낸 장시환을 다시 한번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오히려 홈런을 얻어맞으며 한 이닝에만 두 명의 투수가 4실점 하며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롯데 팬들은 이틀 연속 경기 막판 침묵에 빠졌다.

롯데 자이언츠 불펜진이 연일 불안한 모습으로 우려를 사고 있다. 44경기를 치른 롯데는 평균자책점 4.04로 리그 4위에 올라 있다. 수치상으로는 평균 수준이지만, 선발진과 불펜진으로 나눠 보면 리그 3위의 선발진(3.52)을 리그 6위 수준의 불펜진(4.83)이 뒷받침하지 못하는 현실이 드러난다. 박세웅-김원중-박진형으로 구성된 젊은 선발진이 기대 이상의 호투로 활약하는 가운데 불펜진이 경기 후반 동점과 역전을 허용해 승부를 어렵게 가져가는 상황이 반복된다. 롯데 불펜투수들은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7개의 블론 세이브와 세 번째로 많은 8패를 떠안았고, 세이브 성공률도 44.4%로 10개 구단 중 아홉 번째에 머무는 수준이다.

팀이 이기는 상황에서 리드를 지켜야 할 '필승조'의 부진이 뼈아프다. 시즌 초반부터 불펜의 주축으로 중용 받는 박시영은 가장 많은 경기(25경기)에 나서며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증명했다. 하지만 갈수록 구위가 떨어지며 팀 내 불펜투수 중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5.40)과 피홈런(5개)을 기록하고 있다. 박시영의 부담을 덜기 위해 트레이드로 국가대표 출신 장시환까지 영입했지만 역시 불안하다. 최근 등판한 10경기에서 세 번의 세이브 기회를 날리며 4패를 당해 팀 내 불펜진 중 가장 많은 패배를 기록했다.

마무리투수 손승락의 부활도 절실하다. 손승락은 이번 시즌 8세이브를 기록하며 구대성(은퇴)에 이어 KBO 통산 두 번째로 8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라는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최근 모습은 불안하다. 시즌 초반이지만 피안타율(0.414) 4할대로 개인 통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다른 불펜투수도 불안함을 안고 있다. 개인 통산 100홀드 고지를 밟은 윤길현(4.05), 1군 엔트리 중 유일한 왼손 불펜 김유영(4.15), 사이드암 배장호(4.07)까지 모두 평균자책점이 4점대가 넘어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믿고 기용할 자원이 부족하다.

시즌이 진행 중인 만큼 불펜투수들의 반등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불펜진에 대해 "실투가 많아져 불안한 모습이 있지만 계속 나쁘진 않을 것이다. 선수들이 극복하고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