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자 홈 못 밟는 경우 많아
- 타순 바꾸고 코치 교체 등
- 잇단 처방에도 하위권 추락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득점 기회에서 무기력한 방망이로 무너지는 경기가 많아지며 팬들의 답답함도 쌓이고 있다.

최근 롯데는 점수를 낼 수 있는 상황에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하고 이닝이 마무리되는 장면을 반복했다. 롯데는 시즌 37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득점권 타율이 0.247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출루율이 0.359로 리그 2위인 것과 비교하면 누상에 나간 주자들을 불러들일 확률이 그만큼 낮다는 의미다. 적시타와 진루타가 필요한 시점에서 타석에 선 타자들이 물러나는 상황을 반복한다. 롯데는 지난 16일 경기까지 삼진(290개)과 병살타(40개) 부문에서 각각 전체 2위에 올라 있다.

답답한 공격을 지속하며 5월 시작부터 치른 10경기에서 3승 7패로 시즌 가장 낮은 순위인 9위까지 떨어졌다가 간신히 8위로 올라섰다.

롯데는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치른 7경기에서 1승 6패를 기록하는 동안 득점권 타율이 0.159(63타수 10안타)에 그쳤다. 중심타선을 구성하는 이대호-최준석-강민호는 상대적으로 느린 발 때문에 장타가 나오지 않는 이상 주자로 나가 홈을 밟기 힘들다. 옆구리 부상으로 빠진 전준우의 공백도 크다. 주로 1번 타자로 나서 공격의 물꼬를 튼 그가 빠진 이후 상위타선으로 나서는 타자들의 얼굴도 자주 바뀐다.

전체적으로 타격이 침체하며 롯데는 다양한 처방을 시도했다. '돌아온 4번 타자' 이대호는 붙박이 4번에서 타순을 바꿔 최근 주로 3번 타자로 나서고 있다. 지난 7일 처음으로 3번으로 경기에 나선 그는 개인적으로도 국내 무대에서 10년 만에 겪는 타순 조정이었다. 3번 타자 이대호는 효과를 보는 듯했지만 아직 완벽하게 부활한 수준은 아니다. 다른 타자도 시즌 초반과는 다른 타선과 포지션을 겪고 있다. 상위타선에서 활약하다 타격이 침체된 번즈는 주로 하위타선으로 이동해 출전하고, 수비보다 공격에 강점이 있는 정훈은 2루수에서 포지션을 바꿔 중견수로 경기에 나서 타선에 힘을 보탠다.

롯데는 또 다른 처방으로 타격코치 교체카드도 빼 들었다. 1군 보조 타격코치였던 김대익 코치가 1군 타격코치를 맡게 됐고, 1군 타격코치였던 훌리오 프랑코 코치는 재활군(드림)으로 내려갔다. 드림 김승관 타격코치는 1군 보조 타격코치로 올라왔다. 조 감독은 "타격이 침체하며 팀 분위기도 가라앉은 것 같아서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단행했다. 특히 득점권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코치진들이 타자들을 심적으로 편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 16일 kt 위즈전에서 오랜만에 타선이 득점권에서 터지며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중심타선이 2타점 2득점을 책임졌고 1번 타자 손아섭이 3안타, 하위타선의 문규현이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터뜨리며 활약했다. 조 감독은 경기 후 "오늘 타선의 집중력이 좋았고 앞으로도 타자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