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대투수 견제·부상 여파 탓에
- 최근 5경기선 약속한 듯 침묵
- 강민호·손아섭 타격 부활도 절실

야구의 꽃은 '홈런'이다. 방망이에 맞는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타구가 높이 솟아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관중의 함성도 가장 높다. 롯데도 시즌 초반 힘을 앞세운 타자들의 홈런으로 팬들의 응원 소리를 높였지만, 최근 시즌 첫 3연패에 빠진 롯데의 경기에서 '홈런'이 사라졌다.
20일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 전까지 롯데의 마지막 홈런은 지난 13일 SK 와이번스를 상대한 원정경기에서 9회초 이대호가 터뜨린 동점 솔로 홈런이었다. 롯데는 당시 이대호의 시즌 5호포로 팀 홈런 21개째를 기록하며 팀 홈런 부문 단독 선두로 여유 있게 치고 나갔지만, 일주일째 홈런을 추가하지 못한 사이에 SK가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랐다.

지난 시즌 홈런 공동 선두(40개)였던 최정이 지난 8일 NC전에서 KBO 역대 세 번째로 한 경기에 4개 홈런을 때려낸 것을 비롯해 4번 타자로 중용 받는 김동엽이 19일 넥센 히어로즈전까지 4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 중이다. 외야수 한동민도 시즌 초반 4경기 연속 홈런으로 거포 본능을 뽐냈다. SK는 팀 홈런 26개로 롯데를 앞질러 팀 홈런 1위에 올라 있다.

롯데가 최근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시즌에는 홈런을 앞세운 타선의 힘이 컸다. '돌아온 4번 타자' 이대호가 국내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2010년과 2011년 각각 팀 홈런 185개, 111개로 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그를 중심으로 홍성흔(은퇴)과 카림 가르시아를 더한 중심타선이 강력한 힘으로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냈다.

롯데는 홈런을 추가하지 못한 최근 5경기에서 시즌 첫 3연패 포함 2승 3패로 부진했다. 지난 1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시즌 첫 무득점 경기로 무기력한 모습도 보였다. 장타력을 갖춘 1번 타자 전준우의 부상 공백이 뼈아프다. 부상 이전까지 팀 내 가장 많은 홈런으로 타선을 이끈 그는 지난 11일 SK와의 경기를 앞둔 훈련에서 옆구리 근육 파열 부상을 진단 받고 현재 일본에서 재활 과정을 거쳐 빠른 복귀를 준비 중이다.

상대 투수와 수비진의 견제도 뚫어내야 한다. 최근 이대호의 타석에서 상대 팀은 내야 수비수들을 3루 방면으로 이동시키고 몸쪽이나 낮은 공으로 승부하며 출루와 장타를 막고 있다. 타율 0.482로 여전히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는 이대호지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대호와 함께 중심타선을 구성하는 타자들의 부진도 우려스럽다. 지난 19일 경기에서 최근 5경기 15타수 만에 안타를 추가한 강민호의 타격감 회복과 함께 작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냈고 개인 통산 100홈런까지 다섯 개를 남겨뒀지만 아직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기록하지 못한 손아섭의 부활도 필요하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상대팀에서 좋은 투수가 나오면 쉽지 않지만 타자들이 자신 있는 스윙만 해준다면 충분히 점수를 낼 수 있는 타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믿음을 전했다. 롯데는 NC와의 3연전 이후 고척 스카이돔으로 이동해 넥센 히어로즈와 주말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 롯데 홈런 일지　　 날짜 상대 팀 장소·갯수 3.31~4.2 NC 3연전 마산·6개 4.4~6 넥센 2연전 사직·4개 4.7~9 LG 3연전 사직·7개 4.11~13 SK 3연전 문학·4개 4.14~16 삼성 3연전 사직·0개 4.17, 18 NC 2연전 사직·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