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7회까지 1-6으로 무기력
- 9회초 1점차까지 추격했지만
- 결국 5-6 '무릎'…15연패 악몽

"대~호, 대~호."

2017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린 마산야구장. 1만1000여 명이 매진 사례를 이룬 이곳에서 좌측 외야와 3루 방면 관중석에 일부 자리 잡은 원정 팬들이 목놓아 부른 이름이 응답했다. 6년 만의 복귀전에서 '돌아온 4번 타자'는 팀에 시즌 첫 안타와 타점, 홈런까지 안기며 제 몫을 해냈지만 팀 승리를 이끌기에는 부족했다.

	31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년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개막전에서 9회초 롯데 이대호가 5-6으로 따라가는 선두타자 홈런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경남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롯데 자이언츠는 5-6으로 패했다. 우천 취소된 2014년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개막전 5연승을 달리던 롯데는 이날 패배로 KBO 역대 한 팀 개막전 최다 연승 기록(6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지난 시즌 NC에 1승 15패로 절대 열세를 보인 롯데는 이날 패배로 상대 전적 15연패의 늪에서도 헤어나오지 못했다.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만난 조원우 감독은 NC를 상대한 선수들이 부담을 가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수들도 머릿속에 의식하면 계속 신경 쓰일 것이다. 부담 없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경기는 아쉽게도 조 감독의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선취점은 롯데의 몫이었다. 롯데 타선은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무대에도 섰던 제프 맨쉽에게 경기 초반 압도당했지만, 이대호가 유일하게 빛나며 승부를 근소하게 끌고갔다. 4타수에 홈런 하나 포함 3안타 2타점을 올린 그는 이날 팀에서 유일하게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4회초 1사 후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가 2루까지 진루한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는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팀의 시즌 첫 점수를 올렸다.

이어 이대호는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마무리투수 임창민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으로 점수 차를 1점까지 좁히며 추격을 이끌었다. 그의 안타와 타점, 홈런 모두 2011시즌 이후 2000여 일 만에 올린 기록일 정도로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타격 능력만큼은 그대로임을 증명했다.

이날 선발로 나선 브룩스 레일리는 경기 중반까지 호투를 펼치다 한순간에 역전을 허용해 아쉬움을 샀다. 5와 1/3이닝을 던지며 6피안타 3실점한 레일리는 5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다음 이닝에서 역전을 허용했다. 이번 시즌 시범경기에서 타율 0.385로 활약하며 타격왕에 오른 모창민이 6회말 1사 2, 3루에서 터뜨린 2타점 적시타로 승부가 뒤집혔다. 이후 1점을 더 추가한 NC는 7회말 1사 1루에서 외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국내 무대 첫 홈런을 신고하며 리드를 굳혔다.

롯데는 8회초 공격에서 대타 김대우와 전준우의 연속 안타 포함 3안타를 몰아치는 동안 상대 우익수와 포수 실책이 잇따라 나오며 3점을 만회해 점수 차를 줄였으나 승부를 뒤집는 데는 실패하며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다.

개막전을 패배로 시작한 롯데는 1일 김원중을 선발투수로 내세울 예정이다. 2일까지 NC와의 개막 3연전 일정을 마무리하고 오는 4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 개막전에는 박세웅이 나서 첫 승을 노린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마산(31일) 롯데  000 100 031 5 NC  000 003 30X 6 ▷승=맨쉽(1승) ▷패=레일리(1패) ▷홈런=스크럭스 1호(7회 2점·NC) 이대호 1호(9회 1점·롯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