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재영 트레이닝 코치

- 선수 몸 상태 수시로 확인·관리
- 최상 컨디션 유지 막중한 역할

# 김인하 이정학 통역

- 외국인 선수와 스태프 가교
- 낯선 한국 문화 적응도 도와야

경기에서 빛나는 건 선수들이지만, 보이지 않게 뒤에서 제 역할을 묵묵히 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는 곳에서 24시간 선수들과 함께하며 그들을 돕는, 선수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들이다.

왼쪽부터 장재영 트레이닝 코치, 김인하 통역, 이정학 통역

■"우리가 드러나면 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죠"-장재영 트레이닝 코치

롯데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가 한창이던 지난 3월의 어느 날 일본 오키나와 야구장 복도 한쪽에 연습경기 등판을 앞둔 투수들이 줄을 섰다. 장재영 트레이닝 코치에게 마사지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모습이다. 2006년부터 롯데에서 일했고, 잠시 팀을 떠났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트레이닝 파트를 책임지는 장 코치와 함께 롯데 트레이닝과 컨디셔닝 파트에는 5명의 코치가 선수 몸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한다.

선수들은 매일 경기 전 훈련에 앞서 장 코치가 있는 트레이너실을 꼭 들러야 한다. 당일 컨디션 이상이나 불편함이 있는 부위에 통증 완화를 위한 테이핑이나 마사지를 받는다. 훈련 중에도 몸풀기 과정과 캐치볼·러닝을 함께하고, 등판하는 투수들의 스트레칭도 돕는다. 경기 중에는 투수들의 어깨를 풀어주고 부상당한 선수들의 상태를 확인한다. 경기가 끝나면 투수들의 반대 운동과 아이싱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장 코치는 "온종일 선수들이랑 있으면서 집에서는 안 해주는 마사지나 관리를 제공한다. 아마 운동장에서 일하는 정성의 절반만 집에서 해도 가족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장 코치는 자신을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여야 한다'고 정의했다. 그는 "우리가 눈에 띈다는 것은 팀에 부상이 많고 무언가 잘 안 돌아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롯데 전망을 묻자 그는 멋쩍게 "제 목표는 그저 선수들이 잘하든 못하든 제 기량을 펼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어 주는 겁니다"라고 답하며 투수 스트레칭을 위해 자리를 떴다.

■"국밥·쌈장 좋아하는 롯데 용병들, 예쁘게 봐주세요"-김인하 이정학 통역

사직야구장에서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더그아웃을 지나던 롯데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낯선 광경을 지켜본다. 자신이 아니라 항상 그의 옆에서 훈련, 식사, 이동을 함께하던 이정학 통역이 인터뷰 중인 어색한 상황이 펼쳐졌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롯데에 새롭게 합류한 이정학·김인하 통역은 각각 투수 레일리 담당과 타자 앤디 번즈 담당으로 나눠 활동 중이다.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오키나와를 거쳐 한국으로 이어진 롯데 외국인 선수들의 적응 문제는 이들이 있어 '이상 무'다. 외국인 선수들은 이미 정확한 한국어 발음을 익혀 통역 두 사람의 이름을 부르고, 입맛도 점차 한국에 적응 중이다.

"번즈가 아침을 먹고 싶다고 해서 햄버거를 추천했는데 미국에서 매일 먹는 거라고 싫다더라고요. 신인 김민수 선수와 함께 콩나물국밥을 먹으러 갔는데 두 그릇이나 해치워서 놀랐습니다." (김인하) "한국에서 3년째 지내는 레일리가 다른 선수들에게 매일 다른 음식점을 소개해줄 정도로 맛집을 꿰고 있어요. 쌈장을 좋아해서 삼겹살 쌈을 많이 먹고요." (이정학)

기본적으로 프로 스포츠 구단의 통역은 경기 중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외국인 선수에게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낯선 문화와 분위기 적응 문제도 도와야 한다. 김인하 통역은 "이전에 여자 프로농구팀에서 일하면서 경험해본 만큼 통역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학 통역은 팬들에게 "실수가 조금 나오더라도 외국인 선수들이 1승을 위해 열심히 훈련한다는 좋은 부분을 보고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