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스 된 레일리 막중한 책임
- 박세웅·박진형·박시영 성장 땐
- 최상의 투수 조합 가능성 커져
- 송승준 부활·김원중 활약 기대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정설은 늘 옳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의 선발진 '판타스틱 4'는 NC 다이노스의 '나테박이' 타선을 잠재웠고, 최근 국제대회에서도 투수진 운용이 성적으로 직결되는 경우로 증명된다. 롯데도 이번 시즌 선발진에서 최상의 조합을 찾아내야 5년 만의 '가을야구'를 꿈꿀 수 있다.

왼쪽부터 송승준, 박진형, 박세웅

올해 롯데의 선발투수진 조합은 다양한 가운데 조화를 이루는 것이 관건이다. 1선발을 맡아줄 외국인 선수부터 미래의 에이스 격인 젊은 선수들이 뒤를 받치는 가운데 고참급 베테랑들이 부활해야 한다.

지난 두 시즌 동안 2선발을 맡았던 브룩스 레일리는 이제 조쉬 린드블럼의 빈자리를 메울 에이스 역할을 해내야 한다. 데뷔 시즌 11승 9패 평균자책점 3.91로 활약한 그는 지난해에는 8승 10패 평균자책점 4.34로 다소 부진해 우려를 샀다. 시즌 개막전 선발로 예고된 레일리는 "특별히 까다로운 팀이나 타자를 의식하기보다는 매 경기 상대를 얼마나 분석하고 경기에 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박시영

야구 해설위원과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롯데의 시즌 히트상품은 박씨 성을 가진 세 명의 젊은 선발진으로 이뤄진 박세웅-박진형-박시영 '박 트리오'다. 박세웅은 지난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경험을 쌓았다. 5회 이전 마운드를 내려가는 경우가 많아 규정이닝을 채우진 못했지만 가능성을 밝힌 한 해였다. 박세웅은 "스프링캠프에서 원래 던지던 빠른 구속의 구질에 더해 커브를 중점적으로 연습했다. 이번 시즌은 많은 이닝을 채우고 두 자릿수 승수도 도달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박진형과 박시영도 꾸준히 선발투수로 나설 기회를 부여받았고 이번 시즌 전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도 모습을 보인다.

베테랑들도 새로운 각오로 시즌을 맞는다. FA 계약으로 팀에 잔류한 첫 시즌에 부진하며 오명을 쓴 송승준이 대표적이다. 꾸준히 두 자리수 승수 가까이 책임졌던 그가 부상에 시달리며 겨우 10경기에 출장한 지난해 롯데의 선발진이 붕괴했다. 지난해 10월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으며 일찍 시즌을 마무리한 그는 4~5월로 예상된 복귀 시점을 일찍 앞당겨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부터 실전 투구에 나섰다. 송승준이 부활해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준다면 팀의 선발진 운용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김원중

우여곡절 끝에 트레이드로 롯데로 이적해 선수생활을 이어간 노경은의 부활도 필요하다. 비시즌 기간 처음으로 해외 개인훈련을 했고 팀의 마무리캠프에도 참가한 그는 지난해 후반기 선발투수로 나서며 꾸준히 6이닝 이상을 책임진 모습을 올해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그는 "스스로 던졌을 때 마음에 드는 투구를 하고 싶다. 그런 순간을 느끼는 한 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새로운 얼굴도 등장한다. 조원우 감독이 꼽은 스프링캠프 최우수선수(MVP)인 김원중은 시범경기에도 선발투수로 나서서 합격점을 받으며 선발진 한 자리를 꿰찬다. 지난해 부상에 시달렸던 그는 "전지훈련에서 투구할 때 발을 내딛는 방향을 수정하면서 메커니즘을 손봤다. 이전에는 통증이 있게 마련이었는데 없어졌고, 공을 던지는 느낌도 다르다"고 전했다.

신임 김원형 투수코치는 선발 투수진의 조합에 성패가 달렸다고 평가했다. 김 코치는 "젊은 투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그들로만 시즌을 치를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고참급과 외인 투수들까지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이상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