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치부심 몸 만들기 훈련 한창

- 2013 WBC 대표팀 활약했지만

- 경찰청 입대 등 길어진 공백기

- 타격 자세 변화주며 시즌 준비

- 팀 도약·높은 타율 기록이 목표

빛나던 과거를 뒤로하고 새롭게 다시 한 번 시작하는 건 쉽지 않다. 마음먹기도 어려울뿐더러, 힘든 과정이라는 걸 이미 알고 중도 포기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그 어려운 일에 롯데 자이언츠 중견수 전준우가 도전한다.

2017시즌을 앞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훈련지에서 얼굴이 검게 탄 전준우의 과거는 화려하다. 3루수로 데뷔한 그는 이후 중견수로 포지션을 바꿔 롯데의 강력한 타선에 힘을 보탰고, 팬들도 조금씩 그의 이름을 기억하기 시작했다.

그의 화려했던 과거는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태극마크로 정점을 이뤘다. 당시 대표팀은 1라운드에서 탈락했지만, 그가 리그 정상급 중견수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하지만 4년 만에 다시 찾아온 2017 WBC 선수 명단에는 그의 이름이 없었다. 3회 대회 후 이듬해 입대해 경찰청 소속으로 2년간 뛰면서 가진 공백이 컸다. 스스로 아쉬움은 없다고 밝힌 전준우는 "군대에 다녀오면서 공백이 생겼는데 이제는 응원하는 입장에서 WBC를 지켜보겠다"며 "앞으로도 제가 잘하면 대표팀에서 또 불러주시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전준우의 2017년은 '절치부심'이다.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에는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마무리캠프에 참가할 정도로 의욕을 보였고, 타격 자세에도 변화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롯데의 1차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도 2017시즌을 대비한 몸만들기에 주력했던 그는 2차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팀의 두 번째 연습경기부터 1번 타자로 나섰다. KIA와의 경기에서 득점을 올리며 가볍게 몸을 푼 전준우는 이어진 경기에서도 도루와 타점을 신고하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전준우는 "첫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았는데 몸 상태는 괜찮다. 이제 실전이 시작되니 맞춰서 잘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2008년 입단해 줄곧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전준우는 이후 팀이 가장 최근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기간인 2012년까지 가장 좋은 개인 성적을 기록한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다. 그의 공백기와 겹친 4년 동안 롯데는 가을야구와 멀어졌다. 군 제대 후 새롭게 맞는 이번 시즌 목표는 새로운 '커리어하이' 시즌 달성이다. 여러 부문의 기록이 있지만 그의 욕심은 우선 높은 타율에 맞춰져 있다. 전준우는 "평균 타율이 높아져야 출루도 많이 하고 다른 기록도 좋아질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시 한 번 팀의 도약을 바라보고 있다. 마음을 다잡은 그에게 팀의 전성기를 함께한 이대호의 롯데 복귀는 날개를 달아준 격이다. 전준우는 "(이)대호형이 리더십이 있다 보니 전체적으로 팀원들도 잘 뭉치고 단합도 잘 돼서 좋았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팬들의 응원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제 시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롯데 선수들 모두 몸을 잘 만들고 있고 컨디션도 좋으므로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키나와=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