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팀에서부터 한솥밥을 먹다가 비슷한 시기에 롯데 자이언츠의 일원이 되며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 선수들이 있다. 대부분 팀의 주축과 미래로 자리 잡은 이들이 바깥과 안에서 본 롯데는 어떻게 다를까. 야구 선수로서 그들의 이야기와 롯데의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전망과 각오를 들어본다.
- 한화동기서 하루 차 이적 동기로
- 박한길, 부상 털고 전훈 첫 참가
- "선발이든 중간이든 자리 잡아
- 추격조·필승조 같은 보직 도전"
- 최영환, 군복무 중 틈틈이 훈련
- "잘돼서 오고 싶었던 고향팀서
- 내년 제대하면 좋은 성적 낼 것"
"형 말 되게 잘한다." "형은 대졸이잖아." 오랜만에 만난 두 선수는 인터뷰 중간중간 서로의 답변에 추임새를 집어넣고, 귓속말도 주고받으며 웃는 등 돈독함을 과시했다. 한화 이글스에서 한솥밥을 먹은 데뷔 동기이자 롯데 자이언츠 이적 동기인 우완 투수 박한길(23)과 최영환(25)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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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에서 롯데로 함께 유니폼을 바꿔입은 최영환(왼쪽)과 박한길. "(박)한길이가 같이 와서 마음이 놓였다"는 최영환에게 박한길은 "그때 형이 재활 중이라 선수단이랑 떨어져서 결국 저만 남아 훈련했다"고 억울해했다. 임경호 프리랜서 limkh627@kookje.co.kr |
2015시즌이 끝나고 박한길은 자유계약선수(FA) 심수창의 보상 선수로, 최영환은 보류 선수 명단 제외 후 자유계약으로 롯데로 향했다. 2014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함께 지명받아 프로선수로 이름을 올린 두 선수는 하루 차이로 함께 유니폼까지 갈아입으며 인연이 이어졌다.
두 선수 모두 롯데 이적과 합류 후 한동안 고민에 휩싸였다. 박한길은 "원래 그해 겨울 부산에 놀러 갈 예정이었는데, 기사로 이적 소식을 접하고 솔직히 멍했다"며 "투수진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롯데이지만, 막상 오니 좋은 선수가 많아 '언제쯤 기회가 올까' 걱정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부산에서 나고 자랐지만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던 최영환은 처음부터 롯데행을 생각하진 않았다. 입대를 앞두고 소속이 없던 그에게 여러 구단이 연락해왔고, 그 중 고향팀에 마음이 흔들렸다. 최영환은 "당시에는 기회이자 이득이라고 생각해 내린 결정"이라며 "솔직히 나중에 잘돼서 롯데로 오고 싶다는 생각은 했다"고 언급했다.
박한길은 한화 소속이던 당시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시속 150㎞를 던지는 재미있는 투수'라는 평가를 받고 주목받았다. "평소에도 장난기 넘치는 성격 탓에 감독님께도 장난을 쳐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한 그는 "그게 저만의 훈련 스타일이다. 훈련할 때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소리도 지르는데 감독님께서 조용히 하라고 하신 적도 있다"고 말했다.
최영환은 현재 군 복무 중이다. 경남 진해에 있는 정혜원이라는 복지시설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고 퇴근 후에는 간단한 훈련을 한다. 그는 동기부여를 위해 꼬박꼬박 야구 경기를 챙겨본다. 복무 기간이 1년 남짓 남은 최영환은 "예전 팀 동료나 동기들이 잘하면 부럽고 배도 아프지만, 자극받으려고 자주 본다"고 전했다.
박한길은 5일 소속팀의 퓨처스 선수단 캠프가 차려질 대만으로 출국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이어진 팔꿈치 수술 경력과 무릎 부위 통증이 발목을 잡아 이번 스프링캠프가 롯데 합류 후 첫 전지훈련 참가다. 박한길은 "부상과 수술을 많이 겪었는데, 액땜한다고 생각하고 다음을 준비하려 한다"고 밝혔다.
박한길은 지난 시즌 주로 불펜투수로 등판해 9경기 평균자책점 6.06을 기록했다. 여러 가지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고 평가한 그는 조급하기만 했다며 스스로 아쉬움을 표했다. "이번 시즌은 선발이든 중간이든 꼭 자리를 잡고 싶습니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패전처리 조'에 있었지만 이제는 추격조나 필승조 같은 의미 있는 보직을 맡는 게 목표입니다."
최영환은 스스로 '시끄럽게' 롯데에 왔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복귀 후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최영환은 "1년 뒤에는 제가 잘해서 사직구장과 팬들이 '시끄러워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