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27)이 쇼트코스 세계선수권 2관왕에 올랐다. 박태환은 8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 주 윈저 WFCU 센터에서 열린 제13회 국제수영연맹(FINA)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 이틀째 남자 자유형 200ｍ 결승에서 1분41초03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8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 주 윈저 WFCU 센터에서 열린 제13회 국제수영연맹(FINA)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ｍ 결승에서 1위로 들어온 박태환이 승리를 축하하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를 딴 라이언 록티(미국)가 2010년 두바이 대회에서 세운 1분41초08을 깬 대회 신기록이다. 박태환 자신이 2007년 베를린 FINA 경영월드컵에서 세운 아시아 기록(1분42초22)까지 갈아치웠다. 2위는 1분41초65를 기록한 채드 드 클로스(남아프리카공화국), 3위는 1분41초95로 도착한 알렉산드로 크라스니크(러시아)가 차지했다. 이 부문 세계기록은 2009년 파울 비더만(독일)이 기록한 1분39초37이다.

전날 자유형 400m에서 3분34초59로 우승하며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른 박태환은 이틀 연속 가장 빠르게 물살을 갈라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열린 예선에서 1분44초09를 기록해 전체 106명 가운데 7위를 기록한 박태환은 결승 1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좋은 기록을 내는 데 불리하다는 1번 레인에서 출발한 박태환은 첫 50m를 지나며 선두로 나서 끝까지 이를 지켰다. 이날은 경기 초반부터 속도를 내는 전략을 쓴 박태환은 경기를 주도했고, 마지막 50m에서 클로스의 맹추격을 뿌리치고 결승점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는 올림픽 규격인 50m의 절반인 25m 구간을 왕복하는 대회로 2년마다 개최된다. 박태환은 2007년 11월 FINA 경영월드컵 시리즈 이후 9년여 만에 쇼트코스 대회에 출전했다.

FINA로부터 받은 18개월 징계 해제 후 천신만고 끝에 리우올림픽에 출전했던 박태환은 전 종목 예선 탈락이라는 아픔을 맛봤다. 절치부심한 박태환은 10월 전국체전 2관왕에 올라 재기의 발판을 다졌고,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자유형 100m 200m 400m 1500m를 모두 제패했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