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높이 열세·부상자 속출 악재 속

- 대체 용병 힐 합류로 골밑 강화

- SK전서 중상위권 가능성 확인

- 리그 홈 승률 사상 첫 70% 넘어

- 연장·3점 차 등 접전도 많아져

2016-2017 KCC 프로농구 1라운드가 지난 16일 마무리됐다. 부산 kt는 2승 7패로 전주 KCC와 공동 최하위에 머물렀다. 비시즌 훈련 중에 당한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장신 외국인 선수 크리스 다니엘스 없이 개막전을 맞아 높이의 열세를 안고 시즌을 시작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부상 선수들이 늘어났고, 승리보다는 패배가 잦았다. 긴 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kt 주장 조성민은 이제 1라운드가 지났을 뿐이라며 팀의 반등을 자신했다. 이긴 경기보다 진 경기가 많았지만 그중에는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경기도 많았다는 것이다. 조성민은 "부상 선수가 많아 우리가 이겨야 할 경기를 아쉽게 진 적이 많았다"고 평가하며 이들이 복귀하면 얼마든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 1라운드 막판에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엿보였다. 다니엘스를 대신한 제스퍼 존슨은 경기력이 불안정했고 호흡을 맞출 시간도 부족했다. 하지만 허버트 힐이 합류하면서 골밑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였고, kt는 지난 12일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1점 차로 아쉽게 졌지만 13일 서울 SK와의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는 26점 차를 뒤집고 연장 승부 끝에 승리하며 연패를 마감하고 기세를 올렸다. 조성민은 "1라운드 성적에 팬들이 실망했겠지만 지금까지 성적은 액땜이라 생각한다. 2라운드 들어가면 달라진 모습으로 중상위권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1라운드에서 kt는 홈에서 고작 1승을 올리는 데 그쳤지만 리그 전체 홈 승률은 이전 시즌보다 많이 높아졌다. 전체 득점도 늘어났고, '빅3'를 비롯한 신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1라운드에 벌어진 45경기 중 홈팀이 역대 한 라운드 최다인 32승을 거뒀다. 승률은 71.1%에 이르러 리그가 10개 팀으로 운영된 1997-1998 시즌 이후 한 라운드에서 홈팀 승률이 7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3시즌 동안 전체 홈 승률이 50% 미만에 불과해 홈팬들에게 실망을 안겼지만 이번 시즌에는 하위권 팀들도 홈에서는 승리를 챙겼고 최종적으로 전체 기록까지 경신했다.

현재까지 집계된 10개 구단 평균 득점은 82.7점으로, 8년 만에 다시 80점대에 올라섰다. 단순히 득점이 많이 나는 데 그치지 않고 연장 승부나 3점 차 이내 접전을 펼치는 경기가 늘며 팬들의 흥미를 높였다. 3점 차 이내로 승패가 결정된 경기는 15번 있었는데, 프로농구가 6라운드 체제로 자리 잡은 2001년 시즌 이후 가장 많다. 이런 현상은 외국인 선수가 뛰는 쿼터가 늘어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신인들의 활약도 돋보인다. 2순위로 서울 SK에 합류한 최준용은 전 경기에 출전하며 평균 리바운드 9.56개로 선배들을 제치고 국내 선수 중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가드 박지훈(kt)도 출전 시간을 부여받으며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다. 부산 kt 조동현 감독은 "별다른 주문 없이 자신감 있게 하라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