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서 시카고 컵스가 월드시리즈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미국 프로야구 내셔널리그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서 8회초 홈에 들어온 시카고 컵스의 에디슨 러셀(가운데)이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5차전에서 8-4로 승리한 컵스는 시리즈 남은 두 경기에서 1승만 더하면 1908년 이후 팀 통산 세 번째 우승 기회를 노릴 수 있다. 가장 최근 진출한 1945년 월드시리즈 이후 '염소의 저주'에 걸려 이후로는 한 번도 우승 기회를 잡지 못한 컵스는 이번 정규 시즌 유일하게 100승 이상(103승 58패)을 기록하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이날 승패는 양 팀 선발의 다른 경기 내용으로 갈렸다. 1차전에서도 호투했던 컵스의 존 레스터는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승리를 챙겼다.

다저스 선발로 나선 마에다 겐타는 1회부터 1실점 하며 흔들리더니 4회를 미처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경기 초반 끌려가던 다저스는 4회 동점을 만들었다. 하위 켄드릭의 2루타에 이은 3루 도루로 만든 기회에서 내야 땅볼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경기 중반까지 팽팽하던 승부는 홈런 한 방으로 기울었다. 컵스는 6회 안타에 이은 도루로 만든 무사 2루 기회에서 이틀 연속 터진 유격수 에디슨 러셀의 투런포로 균형을 무너뜨렸다. 불펜투수 조 블랜튼은 시리즈 1차전 만루홈런에 이어 오늘도 결승 홈런을 허용했다. 컵스는 8회 공격에서 대거 5점을 더하며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레스터에 맞춰 타순을 조정했다"며 오른손 타자들을 상위타선에 주로 배치한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수는 통하지 않았다. 왼손 투수를 상대로 정규 시즌 최저 타율(0.214)로 약한 모습을 보인 다저스 타자들은 이날도 좌완 선발에 안타를 5개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경기 후반 불펜진을 상대로 3점을 만회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부족했다. 역대 MLB 챔피언십시리즈에서 2승 2패로 맞선 상황에서 5차전을 이긴 팀이 다음 시리즈에 진출할 확률은 70%(57번 중 40번)에 이른다.

정규 시즌 홈경기에서 MLB 30개 팀 중 최다승(57승)을 거둔 컵스는 23일 홈구장인 일리노이 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6차전을 치른다. 벼랑 끝에 몰린 다저스는 다시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가 등판해 팀을 구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