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만에 복귀 닐손 활약 돋보여
- 임대생 김영신 가세도 천군만마
- 상위 팀 경기 PO 진출 고비될 듯"

엄청난 반전이다. 8경기 무승(4무 4패)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마자 5승 1무의 급격한 상승세다.

K리그 챌린지 부산 아이파크는 유난히 무더웠던 올해 8월에 폭염보다 더 뜨거운 팀이었다. 아득하게 보이던 승격플레이오프 진출도 가시권에 뒀다. 부산을 월간 최고 승률, 최고 승점의 팀으로 끌어올린 최영준 감독은 K리그 '이달의 감독'으로 선정됐다.

2일 부산 강서구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우리가 이럴 팀은 아니다'며 매 경기 최선을 다하자고 격려했다"면서 "선수단 전체에 자신감이 붙자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이 정도로 잘할 줄은 나도 몰랐다"며 웃었다. 그는 여전히 수염이 덥수룩한 얼굴이었지만 한 달 전에 비해 한결 편해 보이고 밝아졌다.

최근 부산의 상승세 이유로 최 감독은 12골로 리그 득점 3위를 달리는 외국인 선수 포프와 함께 닐손 주니어의 복귀를 첫손에 꼽았다. 닐손은 1년 만에 부산에 다시 돌아와 수비의 핵으로 자리 잡아 팀 내 '복덩이'로 불리고 있다. 최근 6경기에서 5승 1무를 달리는 동안 실점은 1점뿐이다. 닐손이 센터백으로 중심을 잡아준 덕분이다. 주장 이원영의 부상 공백을 튼실하게 메웠다.

부산의 수비가 안정된 배경에는 반복훈련이 있었다. 최 감독은 수비수들에게 실수를 두려워 말라고 요구했다. 그는 "페널티 지역에서 위급한 상황이라고 무조건 걷어내면 볼을 그냥 넘겨주는 셈이다"면서 "자신감을 갖고 패스를 통해 빌드업 과정으로 연결하는 훈련을 반복했다"고 밝혔다.

미드필드에서 발군의 기량을 과시한 임대생 김영신의 가세도 '천군만마'였다고 칭찬했다. 김영신은 대구전과 안양전에서 킬패스로 결정적인 도움을 잇달아 기록하며 팀 연승을 이끌었다. 들쭉날쭉하던 선발명단도 최근 몇 경기에서 비로소 베스트11이 굳어졌다. 최 감독도 "부상 선수도 많았고 이래저래 실험도 많았다"며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수염은 언제 깎을 거냐고 물었다. 최 감독은 "팀이 5연승 하면 깎으려고 했는데 기회를 놓쳤다"며 "언제쯤 면도를 하면 좋겠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 멀었다고 했다. "시즌 초반에 워낙 많이 까먹었다"고 한숨을 내쉰 최 감독은 "7월 말부터 6승 1무로 달려왔지만 순위는 아직도 7위에 머물러있다"면서 "서울 부천 대전으로 이어지는 상위 팀과의 세 경기가 승격플레이오프 진출을 결정짓는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인석 기자 do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