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협동조합 형태 회원 모집 중
- 프로·실업서 밀려난 선수에 기회
- 후원금으로 구단 운영자금 충당
- 손원우 본부장 "부산시 지원 절실"

부산을 연고로 두는 축구 시민구단이 내년 K3리그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부산FC의 선수들이 28일 훈련에 앞서 감독의 지시를 듣고 있다. 부산FC 제공

사단법인 부산FC가 내년 시즌부터 K3리그 참가를 목표로 시민구단 창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축구리그는 프로축구 K리그의 클래식·챌린지와 실업축구인 내셔널리그, 그리고 그 아래의 K3리그로 나뉘어진다. K3는 4부리그쯤 되며 전국에 20여 개 팀이 도시별로 연고를 두고 활동 중이다. 아직 부산과 경남에는 연고 구단이 없다.

부산FC의 손원우 본부장은 29일 "시민구단은 K3 등록마감일인 10월 21일 이전에 모든 절차를 완료하도록 준비 중이다"면서 "시민협동조합 형태로 발족하며 현재 회원을 모집 중이다"고 밝혔다. 부산FC는 현재 이동원 감독의 지휘 아래 브라질 코치와 트레이너, 선수 19명으로 선수단을 구성했고 대학팀 프로2군과 연습경기를 치르며 조직력을 다지고 있다.

부산FC의 가장 큰 목표는 명실상부한 시민구단을 창단해 지역의 축구선수들이 즐기면서 운동할 수 있는 기초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프로와 실업팀에서 밀려난 선수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 선수생활이 끝난 후에는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도 마련 중이다.

손 본부장은 "축구 선수가 프로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 진로에 고민이 많다"면서 "부산FC에선 이들이 축구 선수로 다시 활동하는 것 외에도 심판, 코치, 에이전트 등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를 찾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단 운영자금은 회원들이 내는 후원금으로 충당해 투명하게 운영할 것"이라며 "3000명 정도의 회원이 모이면 충분히 꾸려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구단은 기업이나 병원들과 제휴해 회원들이 이용할 때 할인 혜택을 받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부산FC는 팀 창단과 관련한 홍보물을 제작 중이며 곧 부산시와 연고계약을 맺는 등 절차에 들어간다. 홈구장은 아시아드주경기장의 보조구장이 유력하다. 손 본부장은 "홈구장과 훈련구장 등 각종 시설은 부산시의 도움을 받아야 되는 부분이다"며 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부산FC는 지난 2010년 고 정용환 씨와 손원우 본부장 주도로 결성됐지만 정 씨의 투병과 작고로 주춤하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부산축구가 프로와 아마추어 모두 긴 침체기를 겪고 있다. 부산FC가 시민구단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면 지역 축구계에도 신선한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인석 기자 do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