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차례 연습경기서 4골 골맛

- 플레이오프 부진 후 절치부심

- 우승·두자리 공격 포인트 목표

태국 방콕 인근 논타부리에서 전지훈련 중인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는 공격수 홍동현이다.

지난 11일 오전 아유타 FC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출전해 70분을 뛰면서 3골을 몰아친 홍동현은 이날 야간경기로 펼쳐진 에어포스 유나이티드 FC와의 연습경기에도 후반 교체로 출전해 1골을 추가했다.

홍동현의 맹활약은 지난 시즌 '골 가뭄'에 시달렸던 최영준 부산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올 시즌을 대비해 클래식(1부 리그)과 챌린지(2부 리그)를 가리지 않고 공격수를 영입한 부산은 기존의 홍동현까지 득점감각에 물이 오르면서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전지훈련에서 이렇듯 맹활약하는 홍동현이지만 그에게 지난해 12월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은 악몽이었다. 당시 수원 FC와의 일전을 앞두고 공격자원이 모두 부상으로 빠진 부산은 홍동현을 원톱으로 내세웠다. 1차전 전반에 수원 FC 선수 1명이 퇴장당하면서 부산의 분위기는 좋았다. 하지만 홍동현이 후반 경기 중 쓸데없는 파울을 저질러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이후 부산은 급격하게 무너지면서 1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더 큰 문제는 팀 내 남아있는 유일한 공격수였던 홍동현이 퇴장으로 2차전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공격수 공백이 생겼고, 결국 2차전도 내주며 부산은 챌린지로 강등당했다.

홍동현은 그 경기 후 2주 정도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당시 경기 동영상을 계속 돌려보면서 자책했다. 보다 못한 아버지가 괜찮다고 격려해줄 정도였다.

그날 이후 홍동현은 다른 선수가 됐다. 단점을 고치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홍동현은 무리하게 활동량이 많아 후반에 가면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 감독도 "풀타임을 소화하려면 맹목적으로 뛰지 말고 체력안배를 해야 한다"고 그에게 조언했다. 홍동현은 "사실 원톱은 내가 맡던 포지션이 아니라서 적응하기 힘들었다"면서 "원래 포지션인 미드필드로 뛸 때 '내가 공격수라면 이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실제로 경기에서 해봤다. 그래서 오버페이스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태국 팀과의 두 경기에서 4골을 기록한 데 대해 홍동현은 "감독님께서 그동안 집중력 부분을 많이 지적해주셨다. 실전에서도 유지하려고 항상 노력한다"며 "그런 점들이 경기에서 좋은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겸연쩍어 했다. 홍동현은 축구선수 출신인 아버지가 해준 '네가 잘해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게 아니다. 옆에서 도와주는 동료와 팀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라'는 조언을 마음 깊이 담아두고 있다. 

그는 "올해 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와서 기대가 큰 반면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그 선수들과 조화를 이뤄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게 가장 큰 목표지만 개인적으로는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기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태국 방콕=안인석 기자 do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