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손아섭

- 롯데, 팀에 잔류 원하지만
- 포스팅 여부 조만간 결정
- 황재균은 아직 요청 안 해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간판타자이자 외야수 손아섭이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공식화했다.

롯데는 14일 "손아섭이 이번 시즌 종료 후 구단에 정식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면서 "팀이 내년 시즌 준비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에 대한 수락 여부를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손아섭은 지난달 미국 현지 언론 보도를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 계획이 알려졌을 때 "팀이 5위 싸움을 하고 있어 개인적인 일을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라면서도 "어떤 선수든 더 큰 무대에 서고 싶은 꿈이 있을 것"이라며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숨기지 않았다.

국내 프로야구의 대표적 교타자로 꼽히는 손아섭은 현역 선수 중 통산 타율 1위(0.323)를 달리고 있다. 역대 기록을 통틀어도 KBO리그가 통산 타율을 공인하는 기준인 3000타석 이상을 소화한 선수 가운데 손아섭보다 높은 타율을 기록한 이는 1992년 롯데에서 은퇴한 고 장효조(0.331) 감독뿐이다. 데뷔 초 수비 불안이 약점으로 지목된 손아섭은 해마다 발전된 수비력을 선보인 데다 외야수로서 최정상급 송구 능력을 갖춰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

롯데는 팀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손아섭을 붙잡고 싶은 마음이다. 손아섭은 올 시즌을 끝으로 소속팀 경기의 3분의 2 이상 출전한 시즌이 7차례가 되기 때문에 구단 동의를 받으면 외국 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 그런 만큼 롯데 구단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롯데 이윤원 단장은 "팀에 꼭 필요한 선수여서 내년에도 함께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결정권이 구단에 있다고 해서 선수의 의지를 무시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 "잘 논의해 원만하게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롯데가 손아섭의 해외 진출을 허용할 경우 미국 구단이 손아섭의 가치를 어떻게 보느냐가 핵심 관건이다. 손아섭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려면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야 하는데 미국 구단의 최고 응찰액이 기대에 못 미치면 롯데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수 있다. 손아섭 또한 미련을 남기지 않기 위한 도전일 뿐 '헐값'에는 메이저리그에 갈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올 시즌 중 "기회가 된다면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다"고 밝혔던 롯데 황재균도 해외 진출 자격을 갖췄지만 아직 구단 측에 이와 관련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 만일 롯데가 손아섭의 포스팅 참여를 수락한다면 황재균은 자동적으로 포스팅 참가 자격을 잃게 된다. KBO리그는 우수 선수의 무분별한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한 해 한 구단'에서 포스팅 신청이 가능한 선수를 1명으로 제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