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PGA 스윙잉 내일 개막

- 박인비·김효주 등 출전

'컴퓨터 퍼팅'. 박인비(27)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자로잰 듯이 정확한 박인비의 퍼트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경쟁자들이 혀를 내둘렀다. 전 세계랭킹 1위였던 청야니(대만)는 "박인비에게 4m 이내 퍼트는 그냥 컨시드(일명 오케이)를 줄 수 있다"고 농담할 정도였다.

박인비가 2013년 6승(메이저 3연승 대기록 포함), 지난해 3승을 거두고 올해 1월까지 '골프 여제'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도 퍼팅에 있었다. 웬만한 거리의 퍼팅은 어김없이 넣었고, '스리퍼트'는 그의 사전에 없는 듯 보였다. 특히 그의 퍼팅은 위기의 순간에 더욱 빛났다. 2013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할 때 3개 홀 연속 보기를 낸 뒤 10.5m 거리의 내리막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반전시킨 게 최고 압권이었다.

그랬던 박인비가 올 시즌 퍼팅에서 다소 애를 먹고 있다. 먼 거리뿐 아니라 짧은 퍼트에서도 실수가 자주 나온다. 지난 19일 롯데챔피언십 대회에서는 나흘간 퍼트 수가 합계 115개로 김세영(110개)보다 5개 많았다. 특히 4라운드에서 31개의 퍼트를 기록, 김세영(27개)에 비해 4개나 뒤졌다. 당시 김세영의 기적 같은 샷(칩인 파 세이브, 연장전 '샷 이글')으로 우승을 놓쳤지만, 박인비의 퍼트 부진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LPGA 투어 통계를 보면 박인비의 퍼팅 기록은 조금씩 하락세이고, 올해 그 양상이 뚜렷하다. 박인비는 2012~2014년 3년간 '온그린(파온) 때 평균 퍼트 수'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켰으나 올해는 현재 19위로 내려앉았다. 라이벌인 스테이시 루이스(이 부문 2위)와 김효주(3위) 리디아 고(7위) 김세영(10위)보다 뒤진다. 또 박인비의 '라운드(18홀)당 평균 퍼트 수'는 2013, 2014년에 각각 5, 4위였는데 전체 라운드 수를 감안하면 사실상 1위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라운드당 퍼트 수가 30개에 육박하며 43위(평균 29.96개)까지 밀려나 있다.

물론 박인비의 퍼팅 성적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 투어 전체로 볼 때 정상급 수준이다. 하지만 예전의 잘 나갈 때보다는 떨어지는 모습이다. 올해 1승을 거두고 있는 박인비가 퍼팅에서 조금 더 나았다면 최소 1승은 더 보탤 수 있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그가 리디아 고(18·뉴질랜드 교포)에게 빼앗긴 세계랭킹 1위를 다시 탈환하려면 결국 퍼트의 정확성을 더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편 LPGA 투어 시즌 10번째 대회인 '스윙잉 스커츠 클래식'이 23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레이크 머세드 골프클럽(파72)에서 펼쳐진다. 

'디펜딩 챔피언' 리디아 고가 타이틀 방어 및 시즌 2승 도전에 나서고 세계랭킹 2, 4위인 박인비 김효주도 시즌 2승 사냥을 위해 출격한다. 여기에다 김세영이 가세해 2주 연속 우승과 시즌 3승에 도전한다. 김세영은 롯데챔피언십 우승으로 세계랭킹이 19위에서 16위로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