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뉴질랜드의 경기 하프타임 때 대표팀 은퇴 경기를 치른 차두리가 아버지인 차범근과 포옹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슈틸리케호 뉴질랜드와 평가전
- 전반 43분간 마지막 태극마크
- 신입생 이재성 결승골 1-0 신승

태극마크를 처음 단 신예 이재성이 은퇴하는 '차미네이터' 차두리를 위해 축포를 터트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과의 평가전에서 후반 41분 터진 이재성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뉴질랜드와의 역대 전적에서 6승 1무를 기록하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은퇴 경기에 나선 차두리는 전반전 주장 완장을 차고 뜻깊은 마지막 A매치를 치렀다.

이날 한국팀은 조직력이 살아나지 못하면서 전반 초반 '젊은피' 위주의 뉴질랜드의 강한 공세에 시달렸다.

전반 5분 김영권의 프리킥이 골대를 훌쩍 벗어난 한국은 2분 뒤 코너킥 상황에서 뉴질랜드의 크리스토퍼 우드에게 슈팅을 허용했지만 골키퍼 김진현의 선방으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조금씩 공세를 시작한 한국은 전반 20분 손흥민의 코너킥을 김주영이 헤딩 슈팅한 게 왼쪽 골대를 살짝 벗어나 아쉬움을 남겼다.

기성용은 후반 23분 코너킥에서 헤딩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 역시 골대를 스치듯 벗어났다. 한국은 전반 38분 한교원이 따낸 페널티킥을 손흥민이 키커로 나섰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결정적인 기회를 날렸다. 전반 40분에는 한교원의 크로스를 지동원이 골지역 오른쪽에서 헤딩한 게 또 한 번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걸렸다.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차두리는 전반 43분 김창수와 교체되면서 14년간 통산 A매치 76경기(4골)의 기록을 남긴 채 대표팀을 떠났다. 차두리는 그라운드를 나서며 팀 동료와 깊은 포옹을 나눈 뒤 관중의 기립박수 속에 퇴장하며 은퇴 경기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전 들어 구자철을 시작으로 이재성 이정협 김보경을 잇따라 교체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이재성

한국은 후반 16분 코너킥 상황에서 지동원이 뛰어올라 헤딩 슈팅한 게 득점이 됐지만 핸드볼이 선언되면서 무위로 끝났다.

무승부의 기운이 무르익던 후반 41분 마침내 골이 터졌다. 한국영이 페널티지역 아크 부근에서 내준 볼을 김보경이 슈팅을 날렸고, 상대 골키퍼의 손에 맞고 볼이 흐르자 이재성이 문전으로 쇄도하며 골문 안에 꽂았다.

한편 차두리는 하프타임에 열린 은퇴식에서 경기장 전광판에 그의 과거 활약상을 담은 영상이 흐르자 울먹였다. 그는 아버지 차범근이 꽃다발을 건네자 끝내 눈물이 터져 나왔다. 차두리는 인사말에서 "(그동안) 제가 한 것 이상으로 많은 사람에게서 사랑을 받았다"면서 "나는 잘 하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하려고 애썼던 선수다. 알아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