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지션 교통정리 못해

- 최준석·히메네스 영입 1루만 6명

- 임자 못 찾은 좌익수와 대조 이뤄

- 외인 타자 태업은 '엎친데 덮친격'

# 투수진 고령화 심각

- 국내외 주전 대부분 30대 베테랑

- 시즌 중반만 되면 체력 저하 허덕

- 새피 수혈도 못해 혹사 논란 비판

"외국인 타자 선발부터 잘못됐다. 노쇠한 마운드에 새피도 수혈 못 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4강 탈락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야심 차게 영입한 루이스 히메네스는 2014시즌 내내 '계륵'이었다. 1번 타자 겸 좌익수 역시 적임자가 없어 여러 선수가 돌려막았다.

마운드 세대교체도 실패했다. 선발진은 6이닝을 버티지 못했고 불펜은 혹사당했다. 내년 시즌 전망도 밝지 않은 이유다.

■1루는 넘치고 좌익수는 부족

거인은 1루수 자원이 가장 많은 팀이다. 주전급만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최준석과 박종윤 두 명이다. '스나이퍼' 장성호와 박준서·김대우도 1루를 맡을 수 있다. 여기다 히메네스까지 오면서 1루는 말 그대로 전쟁터가 됐다.

반면 좌익수는 시즌 내내 골칫거리였다. 스프링캠프에서 기대를 모았던 김문호·이승화는 정규시즌에서는 설설 기었다. 지난 17일 사퇴한 김시진 전 감독은 지난 6월 11일 사직 LG전에서 '좌익수 박종윤' 카드를 꺼냈다. 4번 히메네스(지명타자) 5번 최준석(1루수) 6번 박종윤(좌익수)을 한꺼번에 배치한 것이다. 타선 강화를 위해 수비력 약화를 감수한 고육지책이었다. 결과는 실패였다. 긴장한 박종윤은 공식·비공식 실책을 자주 저질렀다.

한 전문가는 "최준석 영입이 확정된 상태에서 왜 히메네스를 데려왔는지 모르겠다. 대표적인 중복투자"라고 지적했다. 발 빠른 외야수를 영입해 약점을 메웠어야 했다는 뜻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히메네스는 시즌 중반부터 잔 부상에 시달리더니 '태업 논란'까지 일으켰다. 타율 0.315에 14홈런으로 외형상 성적은 나쁘지 않지만 80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마운드 늙어도 새피는 없어

롯데 야수진은 고참과 젊은 선수가 고루 포진해 있다. 반면 투수진의 고령화는 심각하다. 상위 지명을 받은 신인들의 1군 진입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은 버티지만 몇 년 후가 더 걱정"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이유다. 외국인 투수 유먼(35) 옥스프링(37)은 물론 송승준(34) 김사율(34)이 모두 30대 중반이다. 불펜진도 대부분 30대를 넘긴 베테랑이어서 시즌 중반만 되면 체력 저하에 시달린다. 정대현(36) 김승회(33) 강영식(33) 이명우(32)는 올해 구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덩달아 평균 자책점도 치솟았다. 마무리 김승회만 3.05로 선방한 가운데 정대현(4.07) 강영식(4.79) 김성배(5.98) 이명우(7.02)가 모두 4점대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좌완 스페셜리스트인 '마당쇠' 이명우의 몰락은 혹사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