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우천으로 연기되면서, 시리즈 전체의 흐름에도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양 팀은 모두 재정비의 시간을 벌었다며 우천 취소가 자신의 편이라고 주장하고있지만, 실제로 창원 하늘을 덮은 비구름이 어느 쪽에 미소를 지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날까지 14번째로 발생한 포스트시즌 우천 취소는 단기전에서 큰 변수로 작용한 경우가 많다.

롯데가 첫 우승을 차지한 1984년 한국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당시 롯데는 삼성과 3승3패로 맞선 상황에서 10월8일 열릴 예정이던 7차전이 우천으로 하루 미뤄졌다.

롯데의 에이스인 고(故) 최동원은 1·3차전에서 9이닝 완투승, 5차전 8이닝 완투패를 기록했다.

6차전에도 5회에 구원 등판, 5이닝을 던져 3승째를 올렸다.

그는 7차전이 예정대로 열렸다면 등판 자체가 어려울 수 있었지만, 하루 연기된덕에 짧은 휴식을 얻었다.

그리고 다음날 선발 등판해 완투승으로 롯데의 첫 우승을 이끌고 전무후무한 한국시리즈 4승의 '신화'를 완성했다.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이 1차전을 승리했으나 2차전이 비로 미뤄진 뒤 내리 체력을 회복한 두산에 3연패한 끝에 2승 4패로 패권을 내준 사례도 있다.

2009년 플레이오프에서는 두산에 2연패 뒤 2연승을 거둬 어렵게 균형을 맞춘 SK가 5차전 2회 김현수에게 선제 솔로홈런을 내줬으나 곧장 우천 노게임이 선언된 덕에 고비를 넘기고 다음날 완승을 거두고 한국시리즈 티켓을 따낸 바 있다.

LG는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우천 취소라는 변수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은 편이다.

'신바람 야구'의 전성기이던 1994년 한국시리즈에서 2연승 후 3차전이 우천 취소되는 바람에 '상승세가 끊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지만 아랑곳없이 2연승을 추가, 4승 무패로 왕좌에 오른 바 있다.

포스트시즌 역대 최초로 우천 노게임이 선언된 1998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도 LG는 4-3으로 역전하자마자 경기가 중단되는 기분 나쁜 경험을 했다.

1패가 지워진 것이나 다름없는 심리적 효과를 얻은 삼성과 달리 상대적으로 마운드가 허약한 LG는 에이스 김용수 카드마저 잃어버리고 새로 플레이오프를 시작해야 했다.

그러나 LG는 이런 변수를 비웃으며 3승 1패로 승리하고 한국시리즈 출전권을 따냈다.

다만, LG는 두산과 치른 2000년 플레이오프에서는 2승 1패로 앞선 가운데 4차전이 우천 취소된 이후 전열을 재정비한 상대에게 3연승을 허용하고 한국시리즈 티켓을 내준 아픈 기억도 있다.

이번이 첫 포스트시즌인 NC는 당연히 우천 취소도 첫 경험이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