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도 '봄데'

- 6월 승률 1위 불구 7월부터 추락
- 선발진 부진에 계투진도 노쇠화
- 야수마저 부상 이탈해 동력 잃어

# 내홍에 휘말리다

- 5월 권두조 수석코치 사임 발단
- 코치-선수단 마찰로 신뢰 타격
- 8월엔 감독과 구단 다툼 일기도

롯데 자이언츠가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면서 2014프로야구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올해 거인은 지난 6월까지 비상하다가 초여름인 7월부터 날개 없이 추락했다. 화요일 성적은 1승18패1무(승률 0.053)으로 처참했다. "도대체 선수들이 월요일에 뭐하느냐"는 의심 섞인 비난이 나올 진도. '최강'이라던 선발과 불펜도 속절없이 무너졌다. 마운드 노쇠화는 심각한 반면 눈에 띄는 신인은 발굴되지 않았다. 코칭스태프-선수단-프런트의 갈등도 분출됐다.

■올해도 봄에만 강했다

역시 봄에만 강한 '봄데'였다. 지난 6월 월간승률 1위(13승6패)로 비상등던 거인은 더위가 시작된 7월(8승14패)과 8월(5승15패) 속절없이 무너졌다. 부산MBC 최효석 해설위원은 "4강 다툼의 고비인 여름에 선수단 전체가 집단 슬럼프에 빠졌다"면서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코칭스태프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마운드의 주축이 30대 중반인 만큼 체력적인 안배가 절실했지만 계투진은 올해도 혹사당했다. 김성배·이명우·강영식의 구위가 떨어지면서 허리가 무너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덧붙였다.

야수들의 잦은 부상도 걸림돌이었다. 특히 3할대 불꽃타를 휘두르던 유격수 문규현은 지난 6월 24일 대전 한화전에서 번트를 시도하다가 오른손 엄지 골절상을 당해 2개월간 결장했다. 백업 신본기도 7월 잠실 LG전에서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고 빠졌다. 긴급 투입된 박기혁은 방망이가 부실했다. 좌익수 이승화와 김문호도 재활군을 들락거렸다. '자이언츠 심장' 손아섭마저 7월 26일 잠실 LG전에 앞서 옆구리 통증을 느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불협화음에 자중지란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일찌감치 예견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부적으로 불협화음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말 권두조 수석코치가 사임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권 코치의 퇴진은 표면적으로 '성적 부진'이었으나 선수단의 항명이 결정적인 이유로 알려졌다. 훈련 방식이나 사생활 관리를 놓고 권 코치와 선수단 사이에 마찰이 빚어지면서 신뢰에 금이 갔다는 것이다. 코치진 중 일부는 선수들의 행동에 대해 서운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김시진 감독의 오른팔인 정민태 투수코치가 3군 재활코치로 내려갔다. 당시 '프런트가 코치진 교체를 요구하다가 김 감독과 갈등을 빚었다'거나 '김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 말까지 흘러나왔다. 진위를 떠나 롯데 구단 내부적으로 내홍을 겪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 고참 선수는 "다른 팀이 1년에 한 번 겪을까 말까 한 구설수를 우리는 수차례 겪었다. 선수들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말했다. 여기다 '화요일 징크스'까지 겹치면서 롯데는 4강 싸움이 본격화된 8월 이후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 롯데 월별 및 요일별 성적 시기 성적 3~4월 12승10패1무 5월 10승14패 6월 13승6패 7월 8승14패 8월 5승15패 9월 이후 10승10패

요일 성적 승률 화 1승18패1무 0.053 수 9승12패 0.429 목 12승6패 0.667 금 12승9패 0.5(오늘 LG전 경기 미포함)71 토 10승12패 0.455 일 13승9패 0.591 월 1승3패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