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박태환(25·인천시청)과 운명의 라이벌전을 펼칠 중국 수영스타 쑨양(24)의 출전 종목이 공개됐다. 예상대로 쑨양은 자유형 200ｍ와 400ｍ, 1,500ｍ에서 박태환과 맞대결을 펼친다. 계영 두 종목에서도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

쑨양을 지도하는 장야둥 코치는 12일 중국 현지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쑨양이 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200ｍ·400ｍ·1,500ｍ와 계영 400ｍ·800ｍ에 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다만, 쑨양은 계영 400ｍ와 800ｍ에서는 결승에만 출전할 예정이다.

쑨양의 맞수인 박태환은 자유형 100ｍ·200ｍ·400ｍ·1,500ｍ와 계영 400ｍ·800ｍ, 혼계영 400ｍ 등 총 7개 종목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겹치는 종목이 많다.

역시 가장 중요한 대결 지점은 자유형 세 종목이다.

지난 몇 년간 주요 국제대회에서 두 선수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자존심 대결을 벌여 온 종목들이다.

종합대회에서의 첫 맞대결이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박태환이 200ｍ와 400ｍ에서 쑨양을 2위로 밀어내고 우승했고, 1,500ｍ에서만 순위가 뒤바뀌어 쑨양이 금메달을 땄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쑨양이 400ｍ와 1,500ｍ를 우승했고 200ｍ에서는 두 선수가 똑같은 기록을 작성해 공동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400ｍ에서 쑨양이 박태환을 2위로 밀어내고 정상에 올랐지만, 이 경기에서는 앞선 예선에서 박태환이 '실격 파동'을 겪어 충분히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100%의 맞대결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맞대결에서는 200ｍ에서 박태환이 앞서고 1,500ｍ에서는 쑨양이 우위에 있으나 400ｍ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두 선수의 활약이 겹치는 곳이 자유형 세 종목뿐인 것은 아니다.

쑨양이 결승에만 출전하는 계영 400ｍ와 800ｍ에 박태환도 출전한다.

다만, 계영에서는 워낙 중국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는 만큼 치열한 맞대결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5종목에서 5관왕을 노리는 쑨양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박태환을 반드시 꺾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장야둥 코치는 "두 선수가 붙어볼 만한 종목은 200ｍ 하나뿐이고, 400ｍ와 1,500ｍ에서 박태환은 쑨양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쑨양은 박태환이 출전하는 또 다른 종목인 100ｍ에도 출전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수영 대표팀의 머정제 총감독은 "나이와 기술 등을 따져봤을 때 쑨양을 단거리에 집중시키는 것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만류했다"면서 "쑨양이 1,500ｍ에서 강세를 보이는 만큼 장점을 잃게 만들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