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군단' 네덜란드가 '남미의 돌풍' 칠레를 잠재우는 데는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만으로 충분했다. 로번은 전매특허인 '초고속 드리블'을 자랑하며 네덜란드를 2014브라질월드컵 B조 1위로 이끌었다.
네덜란드는 24일(한국시간)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B조 3차전에서 칠레를 2-0으로 꺾었다.
네덜란드는 주공격수이자 주장인 로빈 판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1·2차전 경고 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어 부담이 컸다.
공격진의 무게추가 로번 쪽으로 쏠리고 칠레의 수비도 로번에게 집중해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후반 중반까지 예상은 적중했다. 칠레는 로번을 막는 것에 주력했다. 그의 돌파는 가로막히기 일쑤였다.
판 페르시의 공백으로 부담감이 컸지만 주장 완장을 대신 찬 그는 혼자서도 빛났다. 아쉽게 골키퍼에게 가로막히긴 했지만 전반 39분 하프라인에서 엄청난 속도로 치고 들어가 시도한 슈팅은 위력적이었다. 후반 21분에도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까지 드리블한 뒤 강슛을 날렸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진 못했다.
경기가 끝날 무렵 그는 집중수비로도 막을 수 없는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후반 추가시간, 신예 레로이 페르(노리치시티)의 선제골로 앞서가던 네덜란드는 칠레의 공격을 차단하고 역습기회를 맞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받은 로번은 자신의 전매특허인 드리블로 상대 진영을 완전히 꿰뚫으며 돌파했다.
페널티 지역까지 올라가 쇄도하는 멤피스 데파이(에인트호번)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줬고 팀의 두 번째 골에 이바지했다. 데파이는 득점 직후 로번에게 달려와 안기며 이 골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확실히 보여줬다.
이날 로번은 원맨쇼를 펼치다시피 했다. 90분 동안 3번의 슈팅과 32번의 패스가 성공했다. 경기 후 국제축구연맹(FIFA)의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로 선정된 것은 당연해 보였다.
조별리그 3전 전승으로 승점 9를 확보한 네덜란드는 이로써 B조 1위로 조별리그를 마감했다. 칠레는 2승 1패로 2위를 차지, 16강에 진출했다. 판페르시라는 공격 옵션이 없는 상황에서도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하는지 연습한 네덜란드는 오는 30일 A조 2위인 멕시코와의 16강 단판 승부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