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온두라스에 3-0 승

프랑스 공격수 카림 벤제마(27·레알 마드리드)의 원맨쇼였다. 벤제마가 사실상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아트사커'의 부활을 팬들에게 알렸다.

프랑스는 16일(한국시간) 포르투알레그리에서 열린 2014브라질월드컵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벤제마의 맹활약에 힘입어 온두라스를 3-0으로 가볍게 눌렀다. 벤제마는 이날 2골을 몰아넣었고 나머지 1골마저 자책골을 유도해 '지네딘 지단의 후계자'로 우뚝 섰다. 벤제마의 등장은 지난 2006년 '아트사커의 지휘자' 지단의 은퇴로 쇠락해가던 프랑스 축구의 부활을 알리는 서곡이었다.

이날 세 골 모두 벤제마의 발끝에서 터져 나왔다. 벤제마는 전반 종료 직전 폴 포그바(유벤투스)가 얻은 페널티킥에 키커로 나서 첫 번째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벤제마는 후반 3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때린 강력한 논스톱 슈팅을 날렸다. 이 공은 골대 오른쪽을 맞고 튕겨 나온 뒤 상대 골키퍼 손을 맞고 골문으로 들어갔다. 비디오 판독 결과 공식 판정은 골키퍼 자책골이었지만 벤제마의 득점이나 다름없었다. 벤제마는 후반 27분 코너킥 이후 흘러나온 공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잡아 오른발 강슛으로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으며 승리를 자축했다. 프랑스 선수가 월드컵 본선에서 2골을 터뜨린 것은 1998년 프랑스 대회의 지단 이후 16년 만이다.

벤제마는 2007년부터 대표팀 생활을 했으나 월드컵 본선 무대는 이번에 처음 밟았다.

하지만 처음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는 지단의 '향기'를 풍겼다. 벤제마는 지단과 같은 알제리계로 지단의 등번호 10번을 물려받아 '후계자'로 꼽혔다. 특히 지난 2009년 다른 클럽의 제안을 뿌리치고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때도 당시 레알 마드리드의 자문 역할을 하던 지단의 영향력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는 최근 월드컵에서 1998년 우승-2002년 조별리그 탈락-2006년 준우승-2010년 조별리그 탈락 등으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번 대회에서 8년 만에 다시 결승에 오를 지 여부는 벤제마의 발끝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