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그의 1군 데뷔는 강렬했다. 지난 10일 사직 LG전의 끝내기 3점포는 잊지 못할 명장면이다. 현재 히메네스의 성적은 9경기에서 타율 0.333에 3홈런 9타점.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친 OPS는 1.024로 비교적 준수하다.

히메네스의 장점은 '공격적인 에너지'이다. 지난 20일 두산전을 보자. 2회초 선두타자 히메네스의 강한 타구가 두산 2루수 김재호에게 잡혔다. 김재호는 히메네스 타석 때 우익수 근처까지 물러나 수비하는 시프트를 펼쳤다. 1-3으로 뒤진 9회초 공격. 다시 선두타자로 나선 히메네스는 앞선 타석처럼 2루수 쪽으로 강한 타구를 때렸다. 상대의 수비 시프트에 걸려 범타로 물러날 뻔한 순간. 히메네스는 130㎏에 가까운 거구를 이끌고 1루로 전력 질주했다. 당황한 두산 2루수 고영민이 1루로 송구했으나 약간 벗어났다. 느려도, 포기하지 않는 근성이 내야안타를 만든 셈이다.

히메네스의 '역주'는 역전의 발판이 됐다. 강민호의 번트와 상대의 실책을 틈타 득점한 히메네스는 뒤따라 홈으로 들어오는 황재균에게 그라운드에 엎드려 슬라이딩 사인을 보냈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팀'을 강조하는 히메네스의 자세는 매 경기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히메네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내가 10대 시절, 야구 선배였던 루이스 소호나 로베르토 페레즈는 '팬들이 널 기억하길 원한다면 모든 플레이에 최선을 다해라'고 강조했다. 다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병살을 막기 위해 슬라이딩하고, 한 베이스라도 더 가려는 치열함은 늘 내 머릿속에 각인돼 있다." 루이스 소호는 2009년 WBC에서 베네수엘라 대표팀 감독이었다. 로베르토 페레즈는 2004년 롯데에서 뛰었다.

올해 롯데가 영입한 모토니시 주루 코치는 "늘 1루까지 최선을 다해 뛰어라. 한 베이스를 더 갈 준비를 해라"고 강조한다.

두산전에서 히메네스는 모토니스 코치의 가르침을 실천해 승리를 만들었다. 그는 "홈 팬들에게 최선을 다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부산MBC 야구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