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 코올리나 골프클럽에서 끝난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미셸 위(가운데)가 하와이 현지 댄서들과 하와이 전통 훌라춤을 추고 있다. AP연합뉴스

- 4R서 5언더 쳐 최종 14언더 정상
- 고향서 3년 8개월 만에 통산 3승
- 'ㄱ'자 모양 퍼팅자세 교정 효과
- 박인비, 11언더 3위… 김효주, 4위

재미교포 미셸 위(25·나이키골프)가 '천재 소녀'의 위용을 다시 찾으며 고향 하와이에서 통산 3승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미셸 위는 20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 코올리나 골프클럽(파72·6383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170만 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막는 대신 버디 6개를 쓸어 담아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미셸 위는 3라운드까지 4타나 앞선 앤절라 스탠퍼드(미국·12언더파 276타)를 2타 차로 제치고 멋진 역전극을 이뤄냈다.

이로써 미셸 위는 2009년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2010년 8월 캐나다 여자오픈 이후 3년 8개월 만에 LPGA 투어 통산 3승을 기록했다.

짜릿한 뒤집기였다. 선두 스탠퍼드와 4타나 뒤진 경기여서 역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같은 조에서 공동 2위로 출발한 김효주(19·롯데)와 함께 초반부터 맹추격에 나섰다.

미셸 위와 김효주가 연속 버디를 잡자 흔들리던 스탠퍼드가 8번 홀(파3)에서 보기에 그치면서 마침내 세 선수는 공동 선두가 됐다. 이후 팽팽하게 이어지던 균형은 12, 13번 홀에서 미셸 위가 연속 버디를 써내면서 깨졌다.

'천재 소녀'라 불리면서도 그동안 이름값을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미셸 위는 최근 들어 뚜렷이 향상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LPGA 투어 대회 중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 KIA 클래식의 공동 16위일 정도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왔던 퍼트 자세의 교정. 지난해부터 미셸 위는 퍼트할 때 허리를 거의 'ㄱ' 자 모양이 되도록 굽힌다. 다소 불편해 보이는 자세지만 라운드당 평균 30개를 웃돌던 퍼트 수가 지난해 29.88개로 줄었다. 최근 3년간 70%가 되지 않던 그린 적중률도 80%를 넘겨 올 시즌 LPGA 투어 1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아이언샷도 날카로워졌다.

미셸 위는 경기를 마친 뒤 "얼어붙은 것처럼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거의 울 뻔했다"고 감회에 젖었다. 그는 또 세월호 사고와 관련 "이번 주 내내 검은 리본을 달았다"면서 "모든 가족에게 기도를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랭킹 1위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최종합계 11언더파로 단독 3위에 올랐고 김효주는 10언더파로 4위에 만족했다.

최운정(24·볼빅)과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은 공동 5위(9언더파)에 올랐고 박세리(37·KDB금융그룹)는 6언더파로 공동 9위에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