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살 때 오빠 따라 운동 시작
- 12살 쇼트트랙서 종목 바꿔
- 타고난 신체조건에 근성
- 초등부터 국내 1인자 군림

- 2005년 세계선수권 銅 신고
- 작년 네 차례 세계기록 경신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흘러 또다시 나에게 찾아온 결전의 날. 반갑다. 또 도전할게. 잘해보자!"

이상화(25·서울시청)는 12일 새벽(한국시간)에 열렸던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를 앞두고 트위터에 이 같은 글을 남겼다. 2014 소치 올림픽 개막 후 아직 초반이지만 이승훈(26) 모태범(25) 등 가까운 동료 선수의 잇따른 금메달 사냥 실패에 대한 부담과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그러나 '잘하자'는 약속을 지켜냈다. 2010년 밴쿠버에 이어 소치에서도 다시 한 번 시상대 가장 윗자리에 섰다. 얼음 위에서 가장 빠른 '빙속 여제'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부문 올림픽 2연패는 이상화가 처음이다.

이상화는 7살 때 스케이트 선수였던 오빠를 따라 처음 스케이트장에 갔다. 이후 여동생이 스케이트에 재능을 보이자 빠듯한 집안 형편상 오빠는 스케이트화를 벗었다. 소녀는 항상 이 점이 마음에 걸려 스케이트를 독하게 탔다고 한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유년시절이 대체로 그렇듯 이상화도 초등학교 때부터 국내 1인자로 군림했다. 이상화는 애초 쇼트트랙 선수로 나섰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으로 바꿨다.

타고난 신체 조건에 담력과 근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고 국내 대회에서 신기록을 밥 먹듯 갈아치웠다. 2004년 태극마크를 단 이상화는 2005년 세계종목별 선수권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며 이름을 알렸다.

2006년 토리노 대회에는 고교생으로 처음 출전해 500m에서 5위를 차지했다. 2차 레이스를 마치고 동메달을 눈앞에 두고 있었지만, 마지막 조 경기가 끝난 후 3위와 0.17초 차이 때문에 순위가 두 계단 내려갔다.

이때부터 승리욕에 불타 스케이트화 끈을 질끈 동여맸다. 2009년 2월 하얼빈 동계유니버시아드 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어진 월드컵에서 잇따라 한국기록을 갈아치웠다.

페이스를 올리던 이상화는 마침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합계 76초 09(1차 38초, 2차 37초85)로 당시 세계기록 보유자인 세계 1위 독일의 예니 볼프를 제치고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우리나라 최초의 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이었다.

이후부터 이상화는 줄곧 세계 정상에 서 있었다. 2012년 헤렌벤, 2013년 소치에서 있었던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잇따라 여자 500m를 제패했다. 지난해에는 무려 네 차례나 세계기록을 새로 썼다. 특히 현재 그가 지난해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월드컵에서 작성한 36초36은 이상화만이 경신할 수 있는 대기록으로 평가된다.

또 이날 작성한 올림픽 신기록(단일 레이스 37초30, 합계 74초75)도 큰 의미가 있다. 이상화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올림픽 기록은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카트리오나 르메이돈(캐나다)가 세운 단일 레이스 37초30, 합계 기록 74초75였다. 해발 1425ｍ에 자리 잡고 빙질까지 좋아 '기록의 산실'이라고 불리는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작성된 기록을 이상화가 해발 4ｍ의 평범한 경기장 아들레르에서 깨뜨린 것이다.

독보적인 행보 때문에 각종 외신은 이번 대회 이상화가 금메달을 따는 것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고 내다봤다. 그리고 이상화는 자신이 '빙속 여제'임을 이날 유감 없이 증명했다.

[이상화 올림픽 2연패 원동력] 이미지 크게 보기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