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SK와 원주 동부가 맞붙은 2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양팀 감독은 경기에 앞서 '귀한 손님(?)'을 맞이하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5연승, 홈 27연승을 내달리던 SK 문경은 감독은 아버지(문귀곤 씨)를 모처럼 만났다고 했다.

경기 시작에 앞서 구단 사무실에서 아버지를 만난 문 감독은 "추석 이후 처음 뵙는 것 같다"며 얼굴에 웃음을 지었다.

문 감독은 "지금도 나에 대한 기록을 찾으려면 인터넷보다 아버지 수첩이 더 빠르고 정확할 정도"라며 아버지의 관심과 배려에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문귀곤 씨는 문 감독이 연세대학교 졸업반 시절 실업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스카우트 전쟁'이 벌어졌을 때 신문 지상에 수시로 이름이 오르내려 '골수 팬'들에겐 익숙한 이름이기도 하다.

문 감독은 "선수 때부터 경기장에 오셔도 맨 위층에서 혼자 경기를 보시고 조용히 가셔서 왔다 가신 줄도 모를 때가 많았다"며 "구단 사무실에도 거의 안 오시지만오늘은 아는 분들께 구단 기념품을 선물하신다고 해서 들르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문 감독은 추석 이후 처음 뵈었다는 아버지께 승리를 안기지는 못했다.

최하위 동부를 상대로 낙승이 기대됐지만 '삭발 투혼'을 불사른 동부에 75-80으로 지는 바람에 고개를 숙였다.

문 감독은 "오히려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며 "마침 5일간 경기가 없기 때문에 잘 정비하는 기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홈 27연승을 하면서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감사하며 "대단한 기록을 세워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이에 맞선 동부 이충희 감독은 아내 최란 씨가 모처럼 경기장을 찾았다고 했다.

인기 탤런트 최란 씨는 마침 동부가 연패하는 동안 경기장을 찾지 못하다가 이날 서울 경기를 맞아 남편을 응원하기 위해 관중석에 자리했다.

이 감독은 "선수 때도 마찬가지지만 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별로 좋은 일이아닌데 오늘 승리해 다행"이라며 웃었다.

그는 '최란 씨가 경기장에 안 오면 패한다는 징크스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말에 "그런 징크스가 생기면 안 된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한 달 만의 승리에 기분이 좋은 모습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