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부산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부일외고의 학생과 교사들이 5일 오후 학교 운동장을 달리며 훈련을 하고 있다.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10일 교사·학생 60여 명 대회 출전
- 한달 전부터 매일 운동장 돌며 훈련

부산 유일의 공인 풀코스 대회인 '파크랜드 스포츠와 함께하는 제15회 부산마라톤대회'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0일 부산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출발하는 이번 대회에는 1만 명이 넘는 건각들이 참가해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뽐낸다. 올해 대회에 참가하는 이색 팀들을 소개한다.

이 대회는 각급 학교 학생들의 참가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부일외고(교장 최진관)이다. 부일외고는 학생과 교사 60여 명이 이번 대회에 참가한다.

대학 입시가 최대 과제인 특수목적고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틈틈이 달리기 연습을 하고, 마라톤 대회까지 참가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 학교는 학생들의 체력을 기르고, 사제 간의 정을 돈독히 하기 위한 수단으로 마라톤을 택했다.

10㎞ 코스에 주로 참가하는 학생과 교사들은 중간고사 이후인 지난달 10일부터 'D-30 특별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해 실행했다. 기숙사에 머무는 학생들은 새벽 6시부터 학교 운동장을 10바퀴씩 돌며 훈련하고, 학교와 집을 오가는 학생은 수업을 마친 뒤 저녁에 교사들과 함께 운동장을 돌았다. 처음에는 숨이 턱밑까지 차올라 주저앉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어느덧 마라톤의 희열을 느낄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대회 참가를 처음 제안한 이 학교 이무진 진로상담부장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고교시절에 학생들이 입시 공부에 너무 시달리는 것이 안타까워 마라톤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학생들이 마라톤을 통해 고난과 역경을 이겨냈을 때의 기쁨, 그리고 인생에 대한 성찰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