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구단주 만장일치로 승인

- 강력한 모기업 자본력 앞세워

- NC 보다 과감한 투자 예상

- 초대 사령탑에 김성근 유력

- 김인식·김재박도 후보 올라

경기도 수원을 연고로 하는 KT가 프로야구 제10구단으로 최종 확정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7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구본능 총재를 비롯한 8개 구단 구단주(대행)가 참석한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KT의 10구단 창단을 의결했다. 구단주(대행) 가운데 유일하게 총회에 불참한 김택진 NC 다이노스 구단주는 구본능 총재의 뜻에 따르겠다고 서면으로 의사를 밝혔다. 

2007년 말 파산한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해 프로야구에 뛰어들 계획이었으나 막판 사외이사의 반대에 부딪혀 뜻을 접었던 KT는 5년 만에 프로야구에 입성하게 됐다. KT 이석채 회장은 "KT가 자랑하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야구를 접목해 팬들의 정신과 삶이 풍요로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야구단을 운영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KT는 곧 창단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천문학적 금액 투자

KT는 가입금으로 30억 원, 야구발전기금으로 200억 원, 예치금으로 100억 원을 KBO에 낸다. 예치금은 KT가 5년 이내 2만5000석 이상 구장을 확보하지 못하고 같은 기간내 야구단 운영과 관련한 중대 위기에 처할 경우에 대비해 KBO가 마련한 '안전장치'다. 가입금은 KBO 총회 승인일로부터 30일 이내, 예치금은 90일 이내, 야구발전기금은 1년 이내에 내야 한다.

그러나 KT가 프로야구단으로 기본 골격을 갖추는 데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안하면 이는 서막에 불과하다. KT는 우선 2015년 1군 진입을 목표로 프런트 구성부터 선수 수급 등 단계적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참고로 9구단 NC의 경우 80억 원을 투자해 기존 8개 구단에서 보호선수 20인외 1명씩을 특별지명했고,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이호준과 이현곤을 데려오는 데 41억1500만 원을 썼다. 외국인 선수 영입 비용과 신인 드래프트 등에서 쓴 돈을 모두 합하면 23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강력한 자본력을 갖춘 KT는 NC보다 과감한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2014년 시즌 후 안지만과 권오준, 배영수, 김상현, 박재상 등 대어급 FA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와 KT가 이들을 잡기 위해서는 NC보다 훨씬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2014년 1년 동안 2군 경기를 치르는 비용만 해도 100억 원 정도가 들고 전용구장과 실내연습장 건립에도 200억~250억 원이 소요된다. 또 프런트와 코치진 구성비용까지 더하면 초기 비용으로 600억 원 정도가 들 것으로 예상된다. 야구발전기금과 가입금까지 합치면 창단에 최소 1000억 원이 드는 셈이다. KT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1군에 진입하는 2015년부터 총 20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초대 사령탑은 누구?

KT의 창단이 확정되면서 이제 팬들의 관심은 누가 초대 감독에 오를지에 쏠려 있다. 기존 팀과 비교해 전력이 떨어지는 신생팀을 이끌고 연착륙하기 위해 초대 감독은 약팀을 강팀으로 조련할 수 있는 역량과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갖춘 지도자를 택해야 한다. 9구단 NC가 김경문 감독을 초대 사령탑에 앉힌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김성근(71) 고양원더스 감독, 김인식(66) KBO 기술위원장, 김재박(59) KBO 경기감독관, 조범현(53) 전 KIA 감독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유력한 지도자는 김성근 감독이다. 감독 선임에 있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단주가 흠모하는 지도자이기 때문이다. KT 이석채 회장은 2009년 6월 1일 통합 KT 출범식을 가진 뒤 "얼마 전에 SK 사람들을 만나 김성근 감독의 야구와 훈련 스타일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면서 "그 속에서 많은 시사점을 얻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다른 프로팀의 러브콜을 모두 뿌리치며 2014년까지 고양에 남기로 해 현실적으로 KT행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 

두 차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4강과 준우승의 성적을 낸 김인식 위원장은 단기간에 팀 전력을 극대화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재박 감독관은 현대 유니콘스를 네 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 놓은 경험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 조범현 전 감독도 약체 SK를 맡아 우승권 팀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 때문에 프로팀 감독 자리가 빌 때마다 빠지지 않고 후보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