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부울경 광역연고제"
- 롯데 "도시연고제 사수"

프로야구의 새로운 '지역 라이벌'로 떠오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가 신인 1차(연고)지명 부활에 앞서 벌써부터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9개 구단은 연고지 유망주 육성과 관리, 무차별적인 해외 진출 방지를 위해 1차 지명의 부활에 합의했다. 정확한 시행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이르면 올해 신인 드래프트부터 1차지명 제도가 부활할 가능성이 높다.

1차지명 제도는 각 구단이 연고지 자원 가운데 우수한 선수를 선점할 수 있는 제도로 2008년까지 유지됐으나 구단 간 전력 불균형을 유발한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2009년부터는 전면 드래프트로 바뀌었다. 하지만 전면 드래프트 시행 이후 우수한 선수들이 해외로 유출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결국 부활하게 됐다.

롯데와 NC가 맞서고 있는 부분은 연고권의 '범위'다. 현재 프로야구는 '도시연고제'를 채택하고 있다. 신생 구단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광역연고제'에서 도시연고제로 바뀐 것이다. 현 체제에서 1차지명이 부활할 경우 NC는 연고 도시인 창원을 비롯해 경남지역 고교에 대해서만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 반면 롯데는 부산과 울산 고교팀의 우수한 자원을 1차지명할 수 있다.

얼핏 보면 NC에 불리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경남지역의 고교 야구팀은 마산고와 용마고, 김해고 등 단 3곳인데 반해 부산과 울산에는 부산고, 경남고, 개성고, 부경고, 부산공고, 울산공고 등 모두 6개 팀이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각 구단의 프런트가 모인 '윈터미팅'에서 NC 측은 1차지명을 광역연고제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과 경남, 울산의 고교팀 9곳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 NC와 롯데가 경쟁을 통해 1차지명 선수를 택하자는 것이다. NC 관계자는 "전면 드래프트가 도입되기 전 서울에서 LG와 두산이 경쟁체제로 1차지명을 했듯이 NC와 롯데도 같은 방법으로 경쟁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는 발끈하고 나섰다. 가뜩이나 '안방'이던 경남지역의 연고권을 빼앗긴 상황에서 부산과 울산 지역 고교의 신인 지명권마저 내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도시연고제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팀이 NC인데 신인지명에 있어서 광역연고제 개념을 도입하자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NC 측의 주장은 30년 넘게 지역 고교에 투자해온 기존 구단의 노력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내년 10구단 창단이 가시화하면서 1차지명 권역 배분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10구단의 연고지가 될 수원이나 전북의 경우 기존 구단들의 안방인 인천이나 광주에 비해 선수 자원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KBO 관계자는 "아직 1차지명 시행 시기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권역 배분 문제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도 "(권역 배분에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