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타 핵 이대호·장원준 이탈 불구
- '봄데' 오명 벗고 6월에 1위 질주

- 강민호 등 주전 줄부상 악재
- 9월 막판 연패 늪 빠져 위기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 2일 군산 월명구장에서 KIA 타이거즈를 꺾으면서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올 시즌 개막 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투타의 핵인 장원준과 이대호가 이탈한 롯데를 4강 후보로 꼽지 않았으나 롯데는 시즌 초반 선두를 질주하는 등 예상 밖의 선전을 펼쳤다. 그러나 시즌 막판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면서 자칫 KIA에 가을야구행 티켓을 넘겨줄 뻔하기도 했다.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드라마틱했던 올 시즌 롯데의 행보를 돌아본다.

■화려했던 출발, 첫 단추는 잘 끼웠다.

롯데는 올 시즌 개막전부터 내리 3승을 따내면서 4월에만 10승1무5패, 승률 0.667이라는 놀라운 상승세에 힘입어 선두로 치고 나갔다. 월간 팀 타율은 0.305에 달했고, 평균 자책점도 3.97로 나쁘지 않았다. 4번 타자 이대호의 공백은 박종윤이 훌륭히 메웠고, '복덩이'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의 활약으로 좌완 에이스 장원준의 빈자리는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국내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이용훈이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 제 몫을 다 해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롯데가 시즌 초반에만 반짝한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인 '봄데' 현상일 뿐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롯데는 5월에 12승1무14패를 기록하며 승률 5할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5월 마지막 날에는 3위로 떨어졌다.

■'봄데'는 없다. 6월의 반등

5월을 신통찮게 마친 롯데는 6월 대반격을 시작했다. 6월 초 성적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6월 21일 SK전부터 28일 한화전까지 파죽의 7연승을 내달리며 단독 1위를 질주했다. 이 과정에서 이용훈이 6월 24일 LG전에서 8회 1사까지 퍼펙트게임을 기록하는 등 선발 투수들이 모두 호투했고, 팀 타선도 폭발했다. 롯데는 6월 26일 한화전에서 승리하면서 1위로 올라서 창단 이후 처음으로 60경기 이후 1위를 기록, '봄데'라는 별명은 더는 롯데에게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

■여름의 강자, 올해도 강했다.

롯데는 올 시즌 7월 성적은 7승1무9패로 크게 좋지 않았지만, 8월 13승1무8패로 여름의 강자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롯데는 지난해 8월에도 23경기에서 16승7패를 거두며 승률 0.696을 기록했다. 8월에는 특히 SK에서 이적한 정대현이 팀에 합류하면서 불펜진이 한층 탄탄해졌다. 이때부터 양승호 감독은 한 경기에 불펜 투수 5, 6명을 투입시키며 '양떼 야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김성배-이명우-최대성-정대현-김사율로 이어지는 롯데의 불펜은 리그 최고 수준으로 우뚝 섰다. 또 주전 포수 강민호의 백업 포수로 두산에서 데려온 용덕한이 가세하면서 선수 기용의 폭도 넓어졌다.

■지옥 같았던 9월, 4강 탈락할 뻔

롯데는 2위로 9월을 시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은 물론 삼성과 선두 경쟁을 벌일 정도로 롯데는 잘나갔다.

하지만 롯데는 양승호 감독 부임 이후 최다인 7연패를 기록하는 등 9월에 7승1무14패, 승률 0.333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남겼다. 9월의 월간 승률 시즌 7위를 기록했던 2006년 8월(승률 0.300) 이후 최악의 성적이었다. 이로 인해 선두 경쟁은 고사하고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도 SK에 넘겨준 롯데는 3위 자리마저 두산에게 내주고 말았다. 결국 롯데는 5위 KIA에 2.5경기 차까지 쫓기며 4강 탈락이라는 '대참사'를 맞을 뻔 했지만 천신만고 끝에 가을야구행 막차를 탔다.

롯데 자이언츠 올 시즌 월별 성적 월 경기 성적 승률 4 16 10승1무5패 0.667 5 27 12승1무14패 0.462 6 25 14승1무10패 0.583 7 16 7승1무9패 0.438 8 22 13승1무8패 0.619 9 22 7승1무14패 0.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