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티즌 보이콧 주장 등 분노

남은 시간은 단 1초.

찌르고 막기를 세 번이나 반복했지만,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의 네 번째 찌르기가 유효 포인트로 인정되자 심판은 그제서야 경기 종료를 선언했다. 

31일(한국시간) 열린 여자 펜싱 에페 경기에서 신아람(26)은 심판의 오심으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패해 노메달에 그쳤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1초가 그렇게 긴 줄은 몰랐다. 1초가 마치 지난 4년 같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쯤 되면 이번 런던올림픽은 '오심 올림픽'으로 불러도 무방할 듯하다. 한국 선수들이 잇따른 오심의 '희생양'이 되면서 눈물을 떨구고 있다. 

신아람은 준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하이데만과 대등한 경기를 펼쳐 5-5로 맞선 채 연장전에 돌입했다. 경기 전 추첨을 통해 어드밴티지를 얻어 놓은 상황이어서 비긴 채 경기를 마치면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신아람은 연장에서 하이데만의 공세를 잘 막아냈다. 시간은 계속 흘러 경기 종료까지 1초밖에 남지 않았다. 다급해진 하이데만은 세 차례에 걸쳐 공격을 시도했으나 신아람의 방어에 막혀 경기가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세 번의 공격 이후에도 경기장 시계는 여전히 1초가 남은 것으로 표시됐다. 한국 코치진은 시계의 오류를 지적했으나 심판진은 이를 무시한 채 경기를 속개했다. 결국 하이데만의 찌르기 공격이 포인트가 되면서 경기는 끝났다. 경기 직후 한국 대표팀은 비디오 판독 요구와 이의신청을 제기했으나 끝내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우리나라 선수들에 대한 잇따른 오심에 네티즌들은 불만을 넘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신아람에 앞서 박태환은 수영 자유형 400m 예선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됐다가 판정이 번복되는 '실격파동'을 겪었다. 유도 남자 66㎏급의 조준호도 8강전에서 판정승을 거뒀다가 곧 판정이 뒤집히면서 패자전으로 떨어진 후 동메달을 따냈다. 인터넷 포털 게시판에는 "오심으로 얼룩진 심판들이 난무하는 역대 최악의 올림픽이다"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이번 올림픽을 보이콧하고 선수단이 그냥 돌아와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