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아섭·전준우·김사율 등 주전들 대폭 인상 예상 속
- 구단 "FA와 일반협상 달라"

올 시즌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큰손으로 등극한 롯데 자이언츠가 1군의 주전 선수들과 본격적인 연봉 협상에 돌입했다. 롯데는 주전 유격수 문규현과 손용석을 포함한 1, 2군 선수 50명의 선수와 2012년도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풀타임 유격수로 활약한 늦깎이 주전 문규현은 4200만 원에서 100% 인상된 8200만 원에 도장을 찍었고, 가능성을 보인 2루수 손용석은 2400만 원에서 3300만 원으로 33%로 인상됐다. 반면 주춤했던 이재곤은 6000만 원에서 300만 원(5%) 인상된 금액에 재계약했다.

이번 연봉 계약 체결로 롯데는 전체 선수단 64명 가운데 1군 주축 선수를 제외한 백업요원을 비롯해 2군 선수 등 50명과 협상을 완료했다. 또 해외에서 훈련 중인 송승준과 김사율을 제외한 주축 선수들과는 한 차례 이상 만남을 가졌다. 재계약율은 78%에 이른다.

롯데는 이번 겨울 일본으로 떠난 이대호에게 100억 원(4년)을 제시한 데 이어 SK 와이번스에서 FA로 풀린 정대현(4년· 36억 원)과 이승호(4년·24억 원)를 영입하는 '통 큰 지갑'을 열었다. 이에 따라 롯데가 올겨울 연봉 협상에서도 FA 시장에서 보였던 거침없는 행보를 보일지에 대해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는 연봉 인상 요인이 많다.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하며 4년 연속 '가을 잔치'에 진출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저연봉에 만점 활약을 펼쳤던 젊은 선수들이 팀의 주축으로 성장하며 억대 연봉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사례가 손아섭과 전준우다. 올 시즌 8000만 원의 연봉을 받은 손아섭은 시즌 내내 3번 타자로 활약하며 롯데의 공격 야구를 주도했다. 생애 처음으로 골든 글러브까지 수상하는 등 올해 100% 이상 연봉 인상이 기대된다. 연봉 7500만 원의 전준우도 시즌 초반 김주찬의 부상으로 구멍난 선두 타자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한 데다 득점상 타이틀까지 거머쥐면서 손아섭과 마찬가지로 연봉이 100% 이상 오를 것으로 보인다.

20세이브를 거두며 최근 수년간 롯데의 가장 안정적인 마무리로 자리잡은 김사율(6000만 원)도 올해는 억대 연봉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수 양면에서 활약한 롯데의 '얼굴 담당' 황재균(1억 원)도 대폭 인상된 연봉을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팀의 중심인 송승준(2억 3000만 원)과 강민호(2억 원), 홍성흔(4억 원), 김주찬(1억7000만 원)에게도 올 시즌 활약에 걸맞은 인상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매년 연봉 협상을 놓고 선수들과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해 온 롯데가 올겨울에는 원만한 협상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벌써부터 팀의 주축 선수 한 명과는 연봉 협상을 놓고 적지 않은 의견 차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FA 시장에서 거금을 지불한 롯데가 팀의 기존 선수들의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짠돌이' 전략을 구사한다면 선수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클 것으로 보인다.

롯데 관계자는 "연봉 인상 요인이 있는 것은 맞지만 FA 시장과 개별 선수와의 협상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현재 분위기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언제나 구단의 연봉 고과와 선수들이 생각하는 금액에는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