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동계훈련 중인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김경문 감독이 27일 서귀포시야구장에서 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 21일부터 제주서 동계 훈련, 흙 속의 진주 발굴하기 위해 구단에 공개테스트 상시운영 건의
- 59명 선수 중 25명이 이에 해당, 기술적 부분 외 정신적인 면 신경
- 2013년 1군서 반드시 4강 갈 것

"애로 사항은 없습니다."

역설적인 대답이었다. 제주도 서귀포시야구장에서 만난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김경문(53) 감독은 신생 구단으로서 선수 수급과 팀 운영에 어려운 점이 없냐는 물음에 웃으며 말했다. 그는 "왜 애로가 없겠느냐. 사실 모든 것이 어렵고 힘들다. 하지만 감독인 내가 자꾸 힘들다는 말을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NC는 지난 21일부터 제주도에 동계훈련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두산 베어스 감독 시절, 신고 선수 출신인 김현수와 이종욱 손시헌을 최고 레벨의 선수로 조련해 낸 '화수분 야구'의 주인공이었기에 팬들의 기대는 크다.

김 감독은 신인 지명 외에 선수단을 꾸리기 위해 트라이아웃(공개테스트) 확대를 선택했다.

NC는 2차례의 트라이아웃 통해 신고 선수 22명을 선발했다. 지난 20일까지 진행된 전남 강진 캠프에 자발적으로 찾아온 선수들 가운데 테스트를 통해 3명이 더 NC 유니폼을 입었다. 현재 59명의 선수단 가운데 25명이 트라이아웃을 통해 입단한 신고 선수들이다. 당초 선발 계획을 넘어섰다.

김 감독은 "구단에 트라이아웃 확대와 상시 운영을 건의했다. NC는 2013년 1군에 진입한다. 내년 2군 리그만 생각하고 야구를 할 수는 없다. 1년이라는 기간은 생각보다는 짧은 시간이다. 그 안에 1군 진입을 위한 기본적인 준비를 마쳐야 한다. 때문에 보다 많은 선수단과 코칭 스태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다양한 '야구 사연'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기존 구단에서 방출된 선수를 비롯해 한때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던 정성기(32)와 일본 간사이 독립리그 최우수선수 출신인 황덕균(29) 같은 선수들이 모여들었다.

김 감독은 "테스트를 통해 입단한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야구 글러브를 벗을 뻔 했던, 아쉬움이 많은 선수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이끌어 낼 수도 있다"며 "아직 정식 경기를 해보지 않아서 말하기는 이르지만, 이들 가운데서 분명히 팀의 기둥으로 성장할 좋은 선수가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각오를 다진 신고 선수들이 많아 훈련 분위기는 언제나 활기차고 진지하다.

하지만 마음속에 상처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기에 김 감독은 기술적인 부분 외에도 정신적인 면까지 신경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모두 잘 했으면 좋겠다. 선수들에게도 용기를 주는 말을 많이 해준다. 그렇지만 팀을 위해 경쟁은 불가피하다. 장래성 있는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겠다"면서 "내년 1월 미국 아리조나 스프링캠프로 출발하기 전에 선수들 가운데 20명 이상은 밑 단계로 내려 보낼 생각이다. 모든 것은 본인의 노력에 달렸다"고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와의 라이벌 구도에 대해 김 감독은 NC를 '동생'으로 표현하면서 "팬들의 기대치에 어긋나지 않도록 동생으로서 좋은 승부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창단팀의 초대 감독은 끝이 별로 좋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NC에서 멋있게 야구를 하고 싶다. 2013년 1군 리그에서 4강에 드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 NC를 활기차면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팀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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