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지구의 '우연한 지배종' 인간,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려면

동식물·자원·환경 지배위한 인류 진화 '예정론' 깨뜨리고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11-09-16 20:46:35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진화생물학 연구 결과 토대, 생태·기후·소비 등 논점 확장
- 진화의 종말 /폴 에얼릭·앤 에얼릭 지음 /하윤숙 옮김 /부키 /2만3000원

   
진화생물학을 '생물학'의 영역에 가둬두지 않고 환경, 생태, 문화 나아가 인류의 미래에 대한 통찰로 확장시킨다는 점에서 진화의 종말(영문 원제 The Dominant Animal)은 주목할 만한 저서다. 이 책을 쓴 폴 에얼릭은 미국 스탠퍼드대 생명과학 교수이며 또 한 사람의 저자 앤 에얼릭은 스탠퍼드대 생명과학부 선임 연구원이다. 두 사람 모두 진화와 생태학 등의 부문에서 높은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폴 에얼릭은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가 노벨과학상에서 제외된 분야의 최고 연구자에게 수여하는 크라포르드상 등을 받았고, 앤 에럴릭도 유엔환경계획이 주는 사사카와 환경상 등을 받은 것으로 프로필에 나온다.

   
환경변화와 진화 속에 숱한 생물이 사라졌듯이 인간도 같은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경고를 책은 전하고 있다. 사진은 1974년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350만 년전 직립보행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인류 '루시'의 복원 모형. 국제신문DB
이 책은 사람들이 은연 중에 품고 사는 착각을 일깨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우리 인류(호모 사피엔스)가 애초부터 그렇게 지구의 동식물·자원·환경을 지배할 존재로 태어났다고 믿는 착각이다. 또한 인류의 오랜 진화가 마치 인류를 지구의 지배자라는 지금 위치로 끌어올려주기 위해 '예정된' 또는 '준비된' 과정이었다고 믿는 관념도 산산히 깬다.

저자들의 논거를 따라가보면, 그 같은 믿음들은 '천만의 말씀도 그런 천만의 말씀이 없는' 수준이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저자들이 보여주는 증거와 근거는 이 책을 가득 채운다.

모든 생물은 처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다양한 선택압(경합에 유리한 형징을 갖춘 개체군의 선택적 증식을 재촉하는 생물학적, 화학적 또는 물리적 요인)을 수용하면서 진화해왔다. 돌연변이, 이동, 번식과정 등을 통해 이는 우연히 일어났다. 이 같은 변화는 주위 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다른 생물의 생태에도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형태로 전개됐지, 한 가지 현상만 홀로 일어난 경우는 찾기 힘들다는 점도 중요하다.

영국의 숲속에서 날개에 반점이 있는 흰 나방이 한때 우점종이었다. 분포도는 99%였다. 그런데 주변 공장에서 발생한 매연으로 환경이 오염되자 흰 나방은 포식자인 새들의 눈에 잘 띄게 되었고 거의 잡혀먹었다. 그러자 같은 종류이지만 흑색을 띤 나방들이 급속히 확산돼, 흑색나방 분포도가 99%에 이르렀다. 단 50년 만에 일어난 변화다. 이런 변화의 영향은 그 변화를 겪는 생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 생물을 먹이로 하는 다른 동물의 생태에까지 영향을 끼치면서 환경을 변화시킨다. 여기서 저자들이 강조하는 점이 인간의 개입이다. 흰 나방-흑색 나방의 사례만 봐도, 인간의 환경오염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이른바 '문화적 진화'를 저자들이 강조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이 책의 메시지는 뭘까? 환경변화와 진화 속에서 숱한 생물종이 멸종해갔다. 게다가 현재 지구는 인간이라는 '우연한 지배자'가 환경을 마구 변화시킨다. 현실을 자각하지 못한다면 인간이란 종에게도 다른 생물들이 겪었던 '대멸종'이 남 얘기가 아니다. 따라서 이 책이 진화생물학을 토대로 인구 역사 생태 기후 소비 에너지 정치체제까지 확장되는 건 자연스럽다. 이런 관점과 방식은 일찍이 보기 힘들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역저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2. 2"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3. 3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4. 4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5. 5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6. 6“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7. 7“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8. 8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9. 9[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10. 10‘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1. 1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2. 2‘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3. 3[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4. 4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5. 5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6. 6[속보]우크라 외무 “한국 중요해…외교적 오해 해결바라”
  7. 7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8. 8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9. 9靑 “이 대통령 ‘불의의 사고’ 표현, 부상 장병 위로한 것…북한 면죄부 주려는 것 아냐”
  10. 10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1. 1"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2. 2“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3. 3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4. 4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5. 5"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6. 6최태원, 9440억 규모 SK 지분 매각 결정…노소영 재산분할액과 같은 규모
  7. 7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8. 8국민·하나·부산은행도 당했다…금융권 해킹 피해 확산(종합2보)
  9. 9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10. 10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1. 1[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2. 2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3. 3“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4. 4“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5. 5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6. 6‘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7. 7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8. 8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9. 9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10. 10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5. 5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6. 6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7. 7LoL 대표팀, 대만 꺾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무실 세트 제패
  8. 8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9. 9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10. 10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