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사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최근 불거진 개인 소장품 전시 및 검증 논란에 책임지고 관장직에서 사퇴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이끈 지 1년 3개월 만의 불명예 퇴진이다.
유홍준 관장은 21일 “실추된 박물관의 명예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관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옳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그간의 모든 비판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며 논란이 된 ‘우리들의 밥상’ 전시와 관련해 “박물관 연구직들이 오랜 시간 동안 성심을 다해 준비한 전시의 의의가 퇴색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문제가 된 유물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 7월 개막한 ‘우리들의 밥상’ 특별전에서 소개한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이라는 문구를 담은 유묵이다. 박물관은 당초 이 유묵을 애국지사 박원근(1912~1950)의 글씨로 소개했으나 외부 제보를 거쳐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1874∼1959)의 글씨로 결론 내렸다.
이 과정에서 유 관장이 2019년 온라인 경매를 통해 5만 원에 유묵을 구입하고, 전시 개막 두 달여 전에 전시품으로 추천한 사실이 밝혀져 파장이 일었다. 유 관장은 지난 19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두 차례 머리를 숙여 사과했으나, 문화계 안팎에서는 부적절한 처신에 책임져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유 관장은 베스트셀러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이름을 알린 미술사학자로, 한국의 문화유산을 알리는 데 앞장선 인물이다. 2004~2008년 문화재청(현재 국가유산청) 청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취임해 처음으로 연간 관람객 650만 명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