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현주의 책 이야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  |   입력 : 2026-10-01 19:13:36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누구나 열심히 공부하고, 능력과 경험을 쌓으면 성공할 수 있다.” 현대 사회의 가장 큰 특징이 능력주의사회라는 이 말을 믿을 수 있을까.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 이 말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벌거벗은 몸뚱이로 아무것도 손에 쥐지 않은 채 태어나고, 살면서 아무리 많은 것을 이루었다 해도 죽을 때는 단 하나도 쥐지 못한 빈손으로 세상을 떠난다는 의미인데, ‘금수저’ ‘흙수저’라는 말을 일상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현실을 생각하면 맞지 않는 말이다. “개인의 능력과 노력이 부질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씁쓸한 책 몇 권을 소개한다.

‘설계된 판’(존 Y. 캠벨 · 타룬 라마도라이 지음/ 김승진 옮김/생각의힘). 기울어진 금융 시스템과 불공정한 돈의 게임을 설명하는 책.금융시장이 이미 자산과 정보를 가지고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에게 구조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고 폭로한다.

누구에게나 중립적이고 효율적이어야 할 금융시장이 부의 격차를 더욱 고착화시키며, 특히 개인의 선택이나 금융 지식 부족이 아니라 “설계된 fixed” 시스템 자체가 설계된 불평등을 만들어낸다는 점을 강조한다. 기본 금융상품의 구조 개선, 수수료 규제, 공공 옵션 제공, 자동화된 저축과 투자 시스템 등 제도적 개입을 통해 개인이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환경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공의 배신’(베른트 크리머 지음/이은미 옮김/추수밭). 사람들은 땀 흘린 만큼 보상받을 거라고 믿으며 힘겹게 발버둥 친다. 그러나 성공 가능성은 낮다. 불평등이 점점 더 심화되기 때문이다. 흙수저는 금수저에 비해 성공 조건과 배경에서 이미 뒤진다. 이 책은 성공 옆에 배신이라는 단어를 놓았다. 현대사회의 성공 숭배 문화를 사회학 심리학 철학적 관점으로 통찰하며. 현대사회가 키워낸 성공 신화에 일격을 가한다.

성공의 우연성, 성과의 모호한 판단 기준, 불평등 심화 등 능력주의의 실체를 파헤치는 한편, 성공에 대한 우리의 모순적인 태도를 꼬집는다.

‘상속계급사회’(일라이자 필비 지음 /방진이 옮김 /돌베개). 가족의 부와 다양한 지원 및 세대 간 자산 이전이 삶의 기회를 결정하는 ‘상속주의’가 구조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노력하면 보상받는 사회’라는 현대 사회 능력주의의 이면을 날카롭게 해부하는 책. 상속은 이제 더는 부모가 죽으면서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니다. 부모의 자산과 상속이 자녀들의 삶의 기회를 결정하고 있다. 오늘날 불평등의 핵심이 개인 소득이나 능력뿐만 아니라, 더 중요하게 부모의 자산과 그 상속 가능성에 있다는 의미이다.

열심히 노력하면 원하는 삶에 도달할 수 있을까. 만약 노력이 부질없다면 얼마나 허무한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멈출 수 없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3. 3“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4. 4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5. 5‘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6. 6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7. 7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8. 8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9. 9부산예술대학교 내년 2월 폐교…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난 원인
  10. 10[근교산&그너머] <1480> 창원 무학산 둘레길 2코스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3. 3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4. 4‘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5. 5靑 정책실장에 하준경 수석, 지방시대위원장에 박정현
  6. 6이 대통령 "전작권 환수로 자주국방 마침표"
  7. 7李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43%…민주 35%·국힘 25%
  8. 8[속보]119센터가 이송병원 지정…‘응급실 뺑뺑이 방지법’ 국회 통과
  9. 9[속보] 이 대통령 “정치검찰 시대 막 내려…이제 경찰개혁이 주요 과제”
  10. 10[속보] 민주, "전두환 내란 아니다" 국힘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 제출
  1. 1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2. 2“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3. 3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4. 4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5. 5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6. 6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7. 7“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8. 8부산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 25% 첫 돌파…2050년엔 43%
  9. 9“부산테크노파크 원장에 심재운 후보자 적격”
  10. 10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 효과 내려면…“산업 생태계 구축돼야”
  1. 1‘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2. 2부산예술대학교 내년 2월 폐교…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난 원인
  3. 3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4. 4朴시정 선거악재 우려 ‘생곡 용역’ 중단…백지화 소문 키워
  5. 5‘부캉이’ 내일 다시 바다로…길이 50m 그물로 외해 유도
  6. 6“110억 투입 부산 의료버스, 플랫폼업체에 예산 1/3 지급”
  7. 7"부캉이 덕분" 이디야커피 북항친수공원점 대표, 부산 동구에 고향사랑기부금 전달
  8. 8[한 손 뉴스]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들, 올 연말 중국으로 떠난다(종합)
  9. 9바리케이드 걷힌 소녀상…2년여 만에 시민 품으로(종합)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일
  1. 1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2. 2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3. 3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4. 4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5. 5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6. 6독립운동가 후손 재일교포 허미미, AG 여자 유도 57㎏급 금메달
  7. 7윤규성, 태권도 품새 금메달…한국 남자 개인전 3연패
  8. 8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9. 99회 4실점 진땀…롯데, 키움에 가까스로 승리
  10. 10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미리보는 제31회 BIFF
日 70년史부터 ‘올나잇’ 상영회까지…애니 세계로 초대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