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 빈자리 차지한 반려 로봇
- 루미너스/박지선 지음/박산호 옮김/황금가지/2만 원
‘가디언’ 선정 2025년 올해의 책에 선정된 재미 한인 작가 박지선의 SF 화제작. 인간의 온기를 완벽하게 학습한 반려 로봇이 사람의 빈자리를 차지한 근미래의 통일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장편소설이다. 군인 출신으로 테러에 휘말려 신체 대부분을 기계로 대체한 형사, 가족 해체의 상실감을 로봇으로 채우려는 로봇 개발자, 불치병의 고통을 로봇 육체로 대체하길 갈망하는 소녀 등. 결핍을 안은 채 로봇에 대한 막연한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인물이 각자의 상처를 마주하고 진정한 인간성의 의미를 찾는 과정을 그려낸다.
# 아이들과 눈 맞추는 동심의 세계
- 해바라기의 마음/최복자 동시집/김동영 그림/청개구리/1만4000원
1999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최복자 시인의 동시집. ‘들국화’ ‘초작초작 소리도 곱다’에 이어 세 번째 동시집이다. 표제작 ‘해바라기의 마음’은 시인의 마음이다. “해바라기는/ 걱정이 많다.// 너무/ 키가 크면/ 아이들과/ 눈 맞추지 못할까 봐.// 자꾸자꾸/ 고개 숙인다.// 아이들과/ 눈 맞추며 살고 싶어서.//”
고개 숙여 아이들과 눈 맞추는 해바라기가 되어 동심의 끈을 놓지 않고 동심을 그대로 그려 내는 시인의 마음이다. 일상의 재미와 자연의 맑은 감성과 시적 상상력으로 그려 낸 동시들이다. 김동영 작가의 그림이 동시집을 예쁘게 꾸몄다.
# 등단 45년 만에 첫 시집
- 누가 붙들다/허의도 시집/북인/1만4000원
잊힌 시인 허의도가 등단 40년 넘어 첫 시집을 냈다. 부산 출신 허 시인은 1981년 전국대학생 공모 효원문학상에 시로 당선했다. 1988년부터 전망문학회 동인으로서 ‘전망’과 여러 월간· 계간 문예지에 시를 썼다. 1988년 ‘세계의문학’ 봄호를 통해 ‘가족’ 외 2편으로 공식 등단했다. 그에게 이 시집은 각별하다. 순수와 참여를 주제로 격론이 이어지던 당시 시단 분위기에서 길을 잃었던 시인은 대학 시절 문학상 당선을 기점으로 치면 45년 만에 개인 시집을 낸 셈이다. 서사에 가까운 이야기들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 ‘도파민 시대’ 부모가 할 일
- 멈추지 못하는 아이들/선자연 지음/북하우스/1만8500원
“아이가 손에서 폰을 놓지 못해요.” 10대 아이들 부모라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스마트폰은 모두가 처음 겪는 무한 자극의 도파민 시대를 가져왔다. 누구도 이런 세상에서 아이를 키워본 적이 없다. 10여 년 동안 중독병동에서 중증 환자를 진료했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는 스마트폰 과의존, 게임 중독, SNS 중독 등으로 병원을 찾은 아이들 모습과 중독병동 환자들 어린 시절 모습이 너무도 닮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문제가 깊어지기 전에 부모가 무엇을 알아차리고, 무엇을 바꾸고, 어떻게 개입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짚어준다.
# 울릉도 주민 30명의 삶 기록
- 울릉도 아라리/박경자 지음/산지니/2만5000원
울릉도에서 태어나 섬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다닌 저자는 부산에서 30년간 공공도서관 사서로 일했다. 은퇴 후 고향에 머물며 울릉도 주민 30명을 인터뷰해 책으로 엮었다. 오징어잡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가 5일 동안 표류했던 정규태, 산삼을 캐서 집안을 일으킨 우외분, 남편을 먼저 보내고 생계를 위해 공사판에서 일한 손순애, 생선 장사를 이어온 최분남 등. 구순 어르신부터 울릉도에서 삶을 시작하는 새내기 주민의 이야기까지, 대략 100년의 폭넓은 시기를 품은 책이다. 울릉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준다.
# AI시대 디렉팅 더 중요해졌다
- AI 시대에 예술을 해도 될까요?/정유진 지음/부키/2만 원
19세기 카메라가 등장하자 초상화 화가는 사라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화가들은 인간 내면 추상 등 ‘보이지 않는 영역’으로 눈을 돌렸다. 인상주의와 현대 미술이라는 예술적 도약이 시작됐다. 포토샵과 태블릿이 나왔을 때도 디지털 드로잉 시대를 열고 이끈 것은 유려한 손 감각과 시각적 내공을 지닌 사람이었다. 국내외 대학과 예술 현장을 넘나들며 다양한 예술가를 만나 온 저자는 “‘딸깍’하면 결과물이 쏟아지는 시대에 ‘이건 쓰자, 이건 빼자, 방향은 이쪽이다’고 판단하는 사람, 디렉팅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한다.
# 100년 전 경성 들끓게 한 사건
- 경성기담/전봉관 지음/더숲/4만5000원
역사 스토리텔러이자 한국 근대 범죄사 연구의 개척자인 전봉관 KAIST 교수가 100년 전 경성을 들끓게 한 사건과 사람들 이야기를 들려준다. 살인 사기 폭탄투척 실종사건 등 당대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실제 사건을 추적했다.
그 과정에서 격변의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욕망과 불안, 갈등의 풍경이 생생하게 복원된다. 100년 전 신문 사회면을 장식했던 사건들은 오늘날 우리에게 식민지 조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생생한 창이 되어 준다.
엽기적인 참극, 패륜적 범죄, 심지어 코믹한 소동극 등 모두 20편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