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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매체 ‘별점 5개’에 고무…세계 최대 공연 마켓서 가능성 봤다

BIDF 에든버러 가다 <3> 거대한 마켓서 키운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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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무용제(BIDF) 공연팀과 실무진이 지난달 25일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현장에서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봉권 선임기자
- ‘드루와’·‘Hazy’ 팀원과 실무진
- 전단 돌리다 비평전문가와 인연
- 유럽·아시아 관계자와 교류도

- ‘페스티벌 시월’ 개최 앞둔 부산
-축제 성격·연계방식 등 고민 필요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신학·인류학을 전공하고 현재 서커스 아티스트· 배우·극작가로 활동하는” 윌리엄 레키(William Leckie)는 유명한 영국 온라인 공연예술 매체 ‘브로드웨이베이비’에 지난달 28일 리뷰를 올리며 이렇게 마무리했다. “탁월한 두 작품은 에든버러 프린지 관객에게 생기 넘치면서도 인간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한국 현대무용의 미래를 만나게 해준다.” 그러면서 최고 평점인 별점 5개를 매겼다. 그가 언급한 두 작품은 부산국제무용제(BIDF) 공연팀 작품 ‘드루와’(안무 김형민)와 ‘Hazy’(안무 황정은)이다.

■마켓 플레이스

지난달 30일 마지막 공연을 마친 뒤 출연진이 박수를 받는 모습. 조봉권 선임기자
‘Hazy’와 ‘드루와’를 다룬 공식 리뷰는 이 한 편뿐이었지만, 현지 BIDF 팀에는 뜻깊었다. BIDF가 세계 최대 공연예술 축제인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처음으로, 지난달 24~지난 1일 파견한 공연팀이 받은 첫 공식 비평이 현장 전문가의 최고 평점인 점도 이들을 힘 나게 했다. 동시에 이들이 에든버러 거리에서 플라이어(홍보 전단)를 뿌리며 공연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비평가’ 레키를 만난 점도 곱씹을 만했다.

BIDF 팀 거리 홍보를 열심히 함께한 김민수 테크니컬 디렉터는 “플라이어를 돌리며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윌리엄 레키도 그렇게 길에서 홍보하다가 처음 만난 사람”이라고 전했다. 열심히 홍보하다 보면, 공연을 깊이 들여다볼 비평가도 만나게 되더라는 낙관과 자신감이 붙은 작은 계기였다고 그는 떠올렸다.

4000편 이상(모든 작품은 1시간 이내) 공연이 수만 회 돌아간 2026 에든버러 프린지에서는 “정교한 비평·홍보·상담·평가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었다”고 BIDF 공연팀을 이끈 강정윤 기획팀장은 지난 1일 말했다. 올해가 첫 참가여서 BIDF 공연팀이 이에 관해 상세히 알고 준비해 오기는 어려웠다. 어쨌든 이런 특징은 현지에서 “에든버러 프린지는 마켓 플레이스”라는 한마디로 정리됐다. 에든버러의 국립 무용 공간 댄스베이스의 토니 힐즈 예술감독은 “유통이 일어나는 마켓 플레이스로서 에든버러 프린지를 긴 안목에서 활용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진정으로 축제의 장이 된다는 것

현지 온라인 매체 ‘브로드웨이베이비’에 실린 BIDF팀 공연 리뷰. 조봉권 선임기자
‘세계 최대 규모, 긴 역사가 주는 안정감과 신뢰감, 엄청난 고정 관객, 강력하고 방대한 예술가 네트워크’라는 막강한 특징이 ‘마켓’으로서 에든버러 프린지의 정체성과 어우러진다. 프린지 페스티벌 기간인 8월에는 에든버러 인터내셔널·필름·아트 페스티벌이 각각 함께 펼쳐진다. 북페어와 로열 밀리터리 터투(군악대·의장대 경연)도 있다. 7월 중순에서 8월 초까지 에든버러 재즈 & 블루스 페스티벌도 한다. 가장 규모가 큰 프린지 페스티벌을 중심으로 많은 행사가 함께 열려 상승 효과를 낸다.

부산시는 2024년부터 여러 축제를 한 기간에 모아 함께 여는 ‘페스티벌 시월’을 진행한다. 이와 같은 결정에도 에든버러 프린지 등에서 비롯됐을 영미권 방식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런 방식이 전통과 문화로 천천히 자리 잡은 서구권과 비교하면, 축제를 여는 주체나 시민이 ‘왜 합치고 무엇 때문에 같은 기간에 해야 하며 그것이 내게 어떤 이익이 있는지’ 공감이 덜 된 상태에서 따라가는 페스티벌 시월 방식은 아직 한계가 있다. 그나마 있는 관객이 분산되거나 각종 인프라·장비 부족 파동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배우거나 참고할 점은 축제를 같은 기간에 합치는 데 있지 않고, 한 도시 ‘전체’가 진정한 축제의 장으로 안정되게 탈바꿈하는 놀라운 시스템이다. 이런 점에서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부산 중구 원도심에서 펼치는 ‘커뮤니티비프(커비)’와 부산 전역에서 여는 ‘동네방네비프(동방비)’ 등 참여형 프로그램은 도시 전체를 축제 무대로 바꾸는 좋은 방식이다. 커비와 동방비의 규모를 두려움 없이 키우는 일을 시도해 볼 만하다.

■예술가 성장, BIDF 확장

BIDF는 많은 외국 예술 축제와 활발하게 교류한다. 에든버러 프린지의 장점은 세계 최대 규모이자 누구에게나 열린 예술 마켓이라는 점에 있다. 크고 유명하니 온 세계에서 몰려든다. 22년 연륜을 쌓은 BIDF가 새롭게 에든버러 프린지와 교류를 트면서 얻은 성과는 이 ‘엄청난 규모’와 깊이 연관된다. 큰 장이 서니, 여기 오면 그만큼 더 넓은 세계로 뻗어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그 과정에서 이뤄지는 예술가의 성장도 중요하다. 예술가의 성장은 이번 에든버러 프린지 참여의 최고 성과로 꼽을 수 있다.

‘드루와’ 팀에는 안무가 김형민과 무용수 이정연 신애린이 참여했고 ‘Hazy’는 황정은 홀로였다. 거리에서 직접 플라이어를 돌리는 일은 처음에 낯설고 힘들었지만, 상황을 이해한 공연팀과 실무진은 거리 홍보를 날마다 크게 강화했다. 이는 공연의 밀도에도 영향을 끼쳤다. 각각 5회씩 펼친 공연은 회를 거듭하면서 확연히 성장했고 이런 변화가 다시 교류를 불렀다. 한국계 발레리나 사라 전부터 대만·일본·유럽 예술가와 극장·무용단·축제 관계자가 점점 많이 공연장에 찾아와 교류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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