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승 오후 한때
면벽하고 앉아 있네
저린 발 아픔 잊고
꾸어뻑 졸고 있네
서역은
아득하기만
부처님 웃고 있네
‘참선’이라는 이 작품은 머릿속에 그림이 아주 잘 그려지는 깔끔한 소품이다. 동자승이 얼마나 졸음이 오기에 저린 발의 아픔까지 참으면서 꾸어뻑 하는 걸까? 동자승 모습을 포착한 시인의 눈길이 참 따뜻하게 느껴진다. 그런 시인의 따뜻한 마음이 읽는 사람 마음까지 따뜻하게 하는 것 같다. 동자승 곁 부처님이 웃고, 그렇게 보고 있는 시인도 웃고, 작품을 읽는 우리도 빙그레 웃게 된다.
이런 졸고 있는 동자승의 모습이 재미있지만 조금 더 가슴을 열고 보면 짠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왜 그런 걸까? 어린 아이라서 그런 걸까? 자식 가진 속세 부모 입장에서 보아 그런 걸까? 아무튼 이 작품은 소리를 내어 읽으면 맛이 한결 더해진다. 각운까지 한몫하기에 더더욱 그렇다. 가슴에 잘 와닿는 작품은 어려운 표현과 빼어난 기교가 있어야 하는 것만은 아니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