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층 할마시가 한 보름 안 보이네
큰 병이 났는갑다 걱정을 했더마는
그 뭐라 효도관광한다꼬 미국 갔다 왔다 카네
그 집 삼 남매가 따박따박 모아가꼬
칠순잔치 대신이라 사양도 몬했는데
비싼 돈 처들이가꼬 죽을 고생 했다더라
나이야가라 그래도개년 텔레비보다 몬하고
묵는 거 자는 거 안 맞아서 애뭇단다
나는 마 그딴 거 안 한대이
머하그로
아무렴
투박하면서도 정겨운 경상도 사투리로 현대 노년층의 일상과 심리를 위트 있게 그려낸 점이 퍽 재미있다. 아랫집 할머니가 안 보여 걱정했더니 자식들이 보내준 미국 효도관광을 다녀왔다는 반전이 입꼬리를 들어 올리게 만든다. 언어유희적 단어인 나이야가라 그래도개년도 텔레비전만 못하고 음식과 잠자리가 맞지 않아 고생만 했다며 “나는 그딴 거 안 간다”고 손사래 치는 모습도 재미있다.
어쨌거나 사투리가 현실감 있고 사실적으로 느껴져 은근히 우습다. 겉으로는 부러워하지 않는 척 짐짓 ‘머하그로’ ‘아무렴’하고 무심히 넘기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미묘한 부러움과 노년의 쓸쓸함이 역설적으로 느껴져 여운이 오래 남는다. 우리 어머니라면 뭐라고 말씀하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