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 속 생명 주목한 詩 77편
풀꽃 친구- 박진규 시집 /신생 /1만2000원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으로 등단한 박진규 시인이 ‘문탠로드를 빠져나오며’에 이어 두 번째 시집을 냈다. 바닷가 벼랑에 핀 해국, 해변을 구르는 몽돌, 벚꽃을 빠는 벌새, 돌 틈 사이에 핀 꽃마리, 길바닥을 기어가는 송충이…. 시인은 이들을 ‘동포’라고 부른다. 이 시집에 실린 77편의 시편들은 시인이 ‘같은 태반에서 나온 동포(同胞)’라고 호명하는 자연 속의 수많은 생명과 나눈 이야기다. 그의 시는 이름 없는 것들, 스쳐 지나가는 것들의 미세한 떨림에 주목하는 시선에서 출발한다.
# AI·로봇 세상 예견한 이건희
경제사상가 이건희(1, 2) - 허문명 지음 /동아일보사 /각 권 2만9000원
“반도체 패권 시대가 온다.” “자동차는 바퀴 달린 컴퓨터가 된다.”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는 시대가 온다. 그때는 창의성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30여 년 전, 이건희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허문명 동아일보사 출판국 부국장이 미래를 먼저 본 경제사상가 이건희를 말한다. ‘1권 생각: AI와 로봇 세상을 예견한 미래설계자’ ‘2권 행동: 세상을 바꾸다, 반도체부터 반려견까지’. 한 인간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배우고 어떻게 단련했는지, 그 태도가 어떻게 기업과 시대를 바꾸는 힘이 됐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 흥미진진한 고양이의 삶 기록
오늘 묘생- 나응식 글 /애슝 그림 /김영사 /1만6800원
“눈앞에 상자 하나가 툭 놓였다. 낯선 냄새가 코끝을 간질였다. 킁킁, 냄새를 맡아보았다. 결국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안으로 쑥 들어갔다. 크기가 나에게 딱 맞았다. 좁고 아늑한 상자 안에 있으니 마치 세상과 단절된 비밀 아지트에 들어온 것 같았다. 새로운 상자가 올 때마다 마음이 먼저 설렌다.”
상자를 좋아하는 고양이의 행동(생각?)이다. 고양이 행동 전문가 나응식의 시선과 고양이의 일상을 섬세하게 포착해 온 그림 작가 애슝. 두 사람이 함께 고양이의 시선으로 기록한 그림 에세이다. 한 마리 고양이의 흥미진진한 삶의 기록이다.
# 공포영화 거장 엄선 호러 소설집
저 밖에서 비명 소리가- 리베카 로언호스 외 지음 /조던 필 엮음 /이나경 옮김 /황금가지 /2만2000원
‘겟 아웃’ ‘어스’ ‘놉’으로 유명한 공포 영화의 거장 조던 필이 엮은 소설집. ‘블랙 호러’ 장르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조던 필 감독이 엄선한 19편을 수록했다. 과거에 공포 장르에서 흑인은 소모품으로 다루어졌으나, ‘겟 아웃’ 이후 흑인 창작자와 흑인 캐릭터가 그들의 공포를 주도적으로 다룬 장르가 ‘블랙 호러’라는 이름으로 정립됐다. 나이지리아의 장례식에서 목격한 토착 악령이 주인공을 쫓아 미국의 집까지 따라온다는 ‘어두운 집’ 등 수록 작품들은 미국의 역사적 폭력과 억압적인 사회 구조가 공포임을 보여 준다.
# 스몰 브랜드 창업 성공하려면
작은 브랜드는 이렇게 팝니다- 채주석 지음 /유엑스리뷰 /2만2000원
내가 좋아하는 것을 상품으로 만들면 성공할 수 있을까. 최근 소비 시장에서는 SNS와 커뮤니티 중심 소비 환경이 확산하면서, 브랜드의 철학과 서사에 공감해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 책은 이런 트렌드 속에서 글로벌 스몰 브랜드 35곳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소개한다. 작지만, 성공하는 브랜드가 어떤 계기로 탄생하고 어떤 선택을 거쳐 성장하는지 스토리와 전략 두 축으로 추적했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 브랜드를 론칭하려는 실무자,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 기획자에게 기준을 제시한다.
# 한지에 담은 청도 어르신의 기억
안 비도 있지, 있구 말구- 청도지역 어르신 그림 /영담 스님 글 /학이사 /2만 원
“그림예? 그림은 못 그립니더. 그려본 적 한 번도 없심다. 어떻게 그리나, 연필 잡아본 적도 없어라예!”
경북 청도에서 한지미술관을 운영하는 영담 스님은 감나무골 어르신들을 찾아가 대화를 나누었다. 어르신은 한지에 그림을 그리며 지난 삶을 돌아보았고, 영담 스님은 그 이야기를 정겨운 글로 기록했다.
책 속 그림 50점은 70대부터 90대까지 어르신들이 직접 그렸다. 한평생 잊지 못할 죽은 딸 아들의 얼굴. 젊은 시절 어른들 두루마기를 다림질하던 숯불 다리미. 집 앞 개울과 유년의 꽃밭. 많은 순간이 어르신들 기억 속에 남아 있다.
# 동서양 대표작가 협업한 그림책
매미와 늙은 소- 차오원쉬엔 글 /브리타 테켄트럽 그림 /이선경 옮김 /봄봄 /1만6800원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 수상자 차오원쉬엔.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자 브리타 테켄트럽. 세계적으로 주요한 동서양 두 대표 작가가 협업한 그림책.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의 가치를 보여주는 차오원쉬엔의 이야기에 반복적 패턴과 여백을 활용한 브리타 테켄트럽의 그림이 만나 조용하고도 오래 남는 아름다운 책으로 태어났다. 작디작은 매미와 의연한 늙은 소의 기적 같은 우정 이야기로, 생명의 경이로움과 진실한 마음이 빚어낸 따뜻하한 이야기다. 자연의 흐름에 따라 시간을 보내는 것의 소중함을 알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