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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파고든 나림…“그의 문학, 청년과 나누고파”

조광수 나림 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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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 연재 ‘인문 클래식’ 책 발간
- 나림의 대작·작품 해설 등 담아
- “품이 큰 어른 부족한 우리 사회
- 분열된 현실 지적하실 것 같아”

신간 ‘나림 이병주 문학과 인문 클래식’(호밀밭 펴냄) 저자인 정치학 박사 조광수 나림 연구회 회장(전 영산대 교수·전 한국아나키즘학회 회장)은 책 머리말에 썼다. “나림을 읽고 또 읽은 지 50년이 넘는다.” 지난 27일 저자 인터뷰를 하기 위해 그를 만났을 때 그는 말했다. “이 책에 실을 글을 준비하고 쓰느라 다시, 읽고 또 읽었다. 나림 소설이 품은 인문 클래식, 사마천 루쉰 도스토옙스키 니체까지 거듭 읽어야 했다.”
저서 ‘나림 이병주 문학과 인문 클래식’을 최근 낸 조광수 나림 연구회 회장.
그렇게 2년을 보낸 소회는 이러했다. “고전을 정신의 명품이라고 하는 이유가 이런 것이구나! 힘들 때도 있었으나 독서의 즐거움으로 삶의 질이 고양됨을 느낀 2년이었다.” ‘나림 이병주 문학과 인문 클래식’은 조 박사가 2024년 3월~2025년 12월 국제신문에 ‘이병주 문학과 인문 클래식’으로 45회 연재한 글 가운데 32회 분량을 담은 책이다. 2024년 3월 발족한 나림 연구회를 이끈 그는 이로써 2023년 낸 ‘나는 자유 - 나림 이병주 문학과 아나키즘’과 함께 관련 저서 2권을 냈다.

그의 말을 마저 들어보자. “연재 때 쓴 45회 분량 가운데 32편만 싣게 돼 13회 분을 수록하지 못했고, 나림의 다른 작품을 읽고 초고 형태로 써둔 글이 30여 편 더 있습니다. 어떻게든 독자와 더 많이 나누기 위해 방법을 궁리해야지요.”

이병주는 1921년 경남 하동군 북천면에서 태어나 1958년부터 1961년까지 국제신보(현재 국제신문)에서 주필 겸 편집국장 등으로 일하다가 필화에 휘말려 2년 7개월 복역하고 1965년 ‘소설·알렉산드리아’를 내면서 작가로 공식 데뷔한다. 1992년 4월 타계할 때까지 AI도 인터넷도 없던 시절에 소설책 80여 권을 비롯해 120권 넘는 저서를 냈다는 이병주도 광대무변(廣大無邊)하고, 그에게서 배우고 그를 알리려고 노력하는 조 박사의 품도 무변광대한 느낌이다.

책 구성에 관한 설명을 부탁했다. “책으로 엮으며 순서를 조정했습니다. 대작을 앞세웠습니다. ‘관부연락선’ ‘지리산’ ‘행복어사전’ ‘바람과 구름과 비’, 미완성 유작 ‘별이 차가운 밤이면’ 등입니다. 이들 대작은 작가 이병주의 인문정신과 정서가 아낌없이 발휘된 작품입니다.” 나림이 깊이 배운 사마천 루쉰 도스토옙스키 니체 등에 관한 해설을 더했고, 예술관·역사관·사생관(죽음과 삶에 관한 견해)을 담은 ‘마술사’ ‘백로선생’ 등 중·단편 또한 담았다.

글을 쓰면서 그는 끊임없이 ‘발견’했다. “세태소설 ‘행복어사전’을 다시 읽으며 이 소설이 나림이 쓴 서양철학자 니체 해설서라고 확신했죠. 세계와 삶에 관한 니체 철학의 서술방식이나 본령이 간명히 농축됐습니다. 나림은 장자 마르크스 도스토옙스키 샤르트르를 한자리에 불러 모아 플라톤의 ‘향연’ 같은 판을 펼치고 싶다고 호언했는데요, 그 일을 작품에서 상당한 수준으로 해놓았더군요. 이런 작업을 할 만한 작가가 한국 문단에 또 있을까 싶습니다.”

이념에 휘둘리지 않고, 사람을 아끼며, 세상과 인간을 깊이 들여다보라고 권한 작가 이병주가 이 자리에 온다면 어떤 연말 메시지를 줄지 저자에게 물었다. “지금 우리 사회에 품이 큰 어른이 참 귀하다는 점을 지적할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 우리 사회가 일 없이 너무 심하게 분열돼 있다고 비판하실 듯합니다.” 이는 나림 자신이 품이 큰 어른들이 제 역할을 한 시대를 체험했고, 제대로 모르는 채 얕은 지식으로 성마르게 덤비거나 사익을 공익으로 포장하는 먹물들과 기득권의 ‘꾀죄죄와 오종종’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병주 선생의 좋은 점을 이 시대 청년과 젊은 세대가 느낄 수 있도록 더 힘쓰겠다”고 다짐한 그는 “2026년 병오년 선생께서 우리에게 줄 메시지는 ‘벽을 넘어(Beyond the Wall)’일 것 같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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