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53> 한글로 읽는 조선의 지리 한글조선전도

조선시대 한글로 제작된 첫 지도, 당대 정보 이용방식 담긴 기록물

  • 권유리 국립해양박물관 학술연구팀장
  •  |   입력 : 2025-11-26 18:23:14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스마트폰에서 지도를 켜고, 가고 싶은 지역의 맛집과 숙소를 순식간에 찾을 수 있는 시대다. 지리 정보는 거의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고, 길 찾기는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조선시대 사람들은 지금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했다. 정확한 거리 정보는커녕, 산과 강의 대략적인 위치와 주요 고을의 배치 정도만 파악할 수 있었던 시절, 지도가 가진 의미는 단순한 공간 안내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국립해양박물관 소장 ‘한글조선전도’.
그 시대의 지도는 길을 찾는 도구라기보다 정보 전달 방식과 문화의 변화가 고스란히 담긴 복합 기록물이다. 이번에 소개할 국립해양박물관 소장 ‘한글조선전도’는 이러한 성격을 잘 보여주는 자료이다. 조선시대의 지도 대부분이 한자로 작성된 것과는 달리 ‘한글조선전도’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전체 지명을 한글로 작성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이며, 현재까지 알려진 한글 지도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지도로 추정된다.

지도를 살펴보면 울릉도와 우산도(독도)가 명기되어 있고, 산을 표현한 삼각형의 크고 작음에 따라 높이와 산맥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도록 표현하였다. 또한 물길을 따라 배치된 지명과 서해·남해·동해의 주요 섬 및 포구 명칭도 확인할 수 있고, 지도 뒷면에는 ‘경오년 신수’라는 기록과 함께 경오년의 점괘가 적혀있어 제작 연도를 대략 추정해 볼 수 있다.

지난 20일 국립해양박물관에서는 ‘지도로 본 조선의 언어와 지리’라는 주제의 학술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연구자들의 발표에 따르면, ‘한글조선전도’는 지명의 표기 방식과 한글 철자법 등을 통해 시기를 짐작하고, 지도에 담긴 정보 등은 단순한 지리 정보 전달을 넘어 당대의 지도 이용 방식과 시각 정보 전달의 변화를 알 수 있다고 하였다. 특히 한자 대신 한글로 지명을 표기하고, 소형의 조선전도를 제작함으로써 지도의 대중적 이용 확대와 정보 접근성 향상이라는 당시의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번 세미나에서는 문화유산 지정 추진 경과와 함께 현재 부산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한글조선전도’의 국가지정문화유산 승격을 위한 추가 연구 과제들을 소개하였다. 이는 지도 제작 시기, 목적, 지명 표기 방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술적 근거를 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지도가 일상화된 지금, 오히려 옛 지도 한 장이 주는 의미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한글조선전도’는 당시의 사람들이 어떤 언어로 세상을 이해했고, 어떤 방식으로 공간을 인식하고 기록했는지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이러한 가치를 바탕으로, 이 지도가 국가지정문화유산으로 승격되어 더 많은 사람이 그 의미를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2. 2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3. 3성장이냐 쇠퇴냐…부산이란 도시 운명은 이것에 달렸다
  4. 4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5. 5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6. 6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7. 7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8. 8부산이 대륙 끝? 지도 돌려보면 북극항로 시작점
  9. 9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10. 10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3. 3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4. 4李대통령 “능력 안되면서 큰자리 요구하다 안 되니 내부 공격”
  5. 5‘정청래 비자 보류’에 민주당은 유감…국힘 “한미동맹 균열”
  6. 6이 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37%…민주당 35%, 국민의힘 26%
  7. 7“여야 협치로 市 조직개편·추경 성과…다음은 민생·PK 초광역”
  8. 8李대통령 “우리 말과 글의 힘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
  9. 9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10. 10인천 해수욕장서 北유실지뢰 54일만에 또 발견.. "안전 유의"
  1. 1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2. 2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3. 3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4. 4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5. 5[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6. 6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7. 7‘극지해양 독후감’ 공모전 대상 고등부 김세형, 대학·일반부 하웅 씨
  8. 8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9. 9지자체 ‘비상금’ 3년새 반토막…국고사업 매칭비는 23% 늘어(종합)
  10. 10최태원 회장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가장 빠른 속도로 최대한 짓겠다"
  1. 1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2. 2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3. 3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4. 4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5. 5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6. 6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7. 7특혜 논란에도…엘시티 투자이민제 13년 실적 고작 2건
  8. 8“크루즈 관광객 동선, 부산항서 이바구길까지 넓힐 것”
  9. 9부산 동백중 교사와 학생 “우리는 와플처럼 달콤한 사이”
  10. 10박완수, 우주항공·SMR 기반 메가 특구 공들여
  1. 1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2. 2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3. 3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4. 4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5. 5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6. 6“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7. 7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8. 8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9. 9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10. 10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김지효-우리
박세연-Find Your Brav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자화상 /최은지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8일 (음 8월 28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7일 (음 8월 27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주말의 BIFF- 2026년 10월 9~11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8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아름답게 억새 핀 모습 읊은 조선 중기 문신 이정형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