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처음 열린 부산바다도서관
- 지역 특색 살린 문화행사 발굴
- 북토크 강연 공연 등도 큰 호응
토요일이던 지난 18일 오후 2시께 부산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 입구에 도착하자 ‘부산바다도서관’ 행사장 방향을 가리키는 안내판이 잇따라 나왔다. 안내판을 따라 다대포해수욕장 명물인 너른 솔숲을 거니는데, 비가 왔다. 야외에 차리는 부산바다도서관 특성상 비가 오면 초비상이다. 행사를 진행하기 어려워진다. 책이 젖고 독자는 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날은 행사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는 상황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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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 부산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 솔숲에서 부산바다도서관 하반기 행사인 노을도서관에 참가한 가족이 조명 아래서 책을 읽고 있다. 부산문화재단 제공 |
그런데 현장에서 만난 실무 책임자인 부산문화재단 조정윤 본부장과 김예인 팀장은 침착해 보였다. 두 사람은 말했다. “오늘은 비가 오락가락하리라는 예보다. 지금은 비가 내리니 사람이 거의 안 보이지만 두어 시간 뒤 비가 그칠 수 있다. 그러면 꽤 많은 시민이 책 읽으러 나온다. 비가 조금 온다고 곧장 철수나 취소를 결정할 수는 없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뒤 비가 잠시 그치자 정말로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다. 오후 3시께 다대포해수욕장 송림 안에 주최 측이 마련해 둔 의자에 앉아 책을 읽던 조찬형 씨를 잠깐 인터뷰했다. 의자 옆에는 함께 온 자녀가 읽으려고 가져다 놓은 그림책이 잔뜩 놓여 있었다. 그가 말했다. “동래구 사직동에 사는데 아내가 다대포에 좋은 행사가 있으니 가보자고 해서 아이를 데리고 왔다. 이런 행사가 정말 좋다. 계기가 있다면 언제든지 또 참가하겠다. 이런 행사가 꾸준히 열리면 좋겠다.”
부산바다도서관(국제신문 지난 9월 17일 13면 등 보도)은 올해 부산시와 부산문화재단이 힘을 합쳐 처음으로 시도한 주요한 문화 프로그램이다. 쉽게 말하면, 야외 도서관이다.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마련됐다. 상반기 행사는 지난 6월 14~7월 6일 4주간 매주 토·일요일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에서 ‘일출도서관’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상반기 민락수변공원 일출도서관은 큰 인기를 끌었다. 참여한 시민은 약 5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독서·강연·토론 등을 즐길 의욕과 수요가 있다는 점을 발굴했다는 의미가 크다.
지난 8월 16일에는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팝업 행사를 시도했다. 이어 하반기 부산바다도서관은 장소를 다대포해수욕장으로 정해 지난 9월 20일부터 오는 19일까지 5주 동안 매주 토·일요일 오후 2시부터 오후 8시까지 펼쳐졌다. 주제는 노을도서관이다. 노을도서관은 일출도서관과 비교하면 어떤 특징을 보였을까?
조정윤 본부장의 설명이다. “민락수변공원과 다대포해수욕장 행사장으로서 개성이 확연히 달라 흥미로웠다. 다대포는 지역 주민의 방문 비중이 매우 높다. 이른 시간대에 운동과 산책을 하러 온 나이 많은 분이 책을 읽고 가면 저녁에는 가족 단위로 와서 독서를 즐기고 간다.” 주최 측은 오후 8시까지 다대포 솔숲에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조명을 설치했다. 그런 바탕 위에 강연 프로그램인 북·톡·시 등이 다채롭게 열렸다.
김예인 팀장은 “바다미술제 기간과 하반기 부산바다도서관 기간이 겹쳐 협업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바다미술제를 관람하러 온 관객이 자연스럽게 바다도서관을 찾아오고 그 반대도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주최 측은 ‘지금은 비가 조금 오지만, 좀 있다 그치면 가족 단위 방문객이 바다도서관에 많이 찾아올 것’이라는 예측을 하게 됐다.
부산바다도서관은 하반기 행사는 19일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문화재단 측은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과 평가가 이어진 게 사실”이라며 “평가 작업을 거쳐 내년 사업을 적극적으로 구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동기획 : 부산문화재단, 국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