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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궁리와 시도] 도시가 푸르게 채색되는 시간…‘나의 부산’을 그려내는 즐거움

미술작가 이지훈

  •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  |   입력 : 2025-07-10 18:28:18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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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의 풍경이 바로 로컬리즘”

- 부산미술협회 청년작가상
- 수상기념전시, 금련산갤러리

푸른빛으로 물든 도시, 도시를 감싸는 노란빛 달, 하늘을 향해 높이 날아오르는 비행기.

이지훈 작가의 ‘TIMESLIP-bluehour(광안대교)’.
이지훈(36) 작가의 그림에는 항상 이 세 가지가 등장한다. 도시의 풍경은 온통 푸른색이고, 그런 도시와 이질적으로 보이지만 그러기에 더 고고하게 느껴지는 노란색 달, 그리고 달을 지나 더 높은 곳을 향하는 비행기까지. 화면 속 풍경은 사실적이지만 색감과 달, 비행기 등으로 신비로운 분위기가 더해져 마치 더 높은 곳, 이상향을 찾아가는 여정을 떠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것이 이지훈 작가의 작품을 기억하게 되는 매력이기도 하다.

부산에서 주목받는 청년 작가 이지훈의 개인전이 오는 13일까지 금련산갤러리(부산도시철도 금련산역)에서 열린다. 지난해 부산미술협회의 ‘오늘의 청년작가상’ 수상을 기념한 수상 기념전으로, 부산의 다양한 도시 풍경을 그린 작품 50점(10호~500호)을 선보인다. 작가는 부산대에서 한국화와 미술교육을 전공하고 2014년부터 다양한 개인 및 단체전이 참여하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지훈 작가를 지난 8일 금련산갤러리에서 만났다.

그는 도시의 여러 풍경을 화면에 담는다. 이번에 소개한 작품도 영도대교 광안대교 해운대·광안리해수욕장 장산 등 부산의 다양한 풍경이 담겼다.

이지훈 작가가 지난 8일 수상 기념전이 열린 금련산갤러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가 도시의 풍경에 주목하게 된 데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어요. 항해사이셨던 아버지를 맞이하러, 배웅하러 바다와 항구를 자주 찾았는데 그때의 기억이 선명합니다. 그래서 아버지와 만나는 바다, 항구가 있는 풍경이 의미 있게 다가왔고, 그렇게 영도 바다 등을 그리다가 도시 전체로 작업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도시 풍경을 푸른색으로 표현하는 이유, 달과 비행기의 의미도 궁금해졌다.

“저는 작품의 색을 파란색이 아닌 푸른색이라고 표현합니다. 우울한 느낌의 블루가 아닌, 파란색과 녹색의 중간쯤 되는 희망을 의미하는 색이지요. 제가 좋아하는 순간인데, 해 뜰 녁과 해 질 녁 사이 도시 전체가 푸르게 보이는 찰나가 있어요. 그 순간은 낮과 밤의 경계이자,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재생과 쉼의 순간이기도 하지요. 각자 선명한 색을 뽐내는 도시가 하나의 색으로 보일 때, 도시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로 느껴지면서 그 안에 내재된 모든 갈등이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또 달은 불변의, 완전한 존재로 여겨지고 우상향하는 비행기는 희망을 품고 도전하는 인간의 모습처럼 느껴져요. 전체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이상향이 작품에 모두 들어있다고 할까요.”

도시의 풍경을 사진으로 찍고, 그것을 출력해 한지를 올려 하나하나 밑그림을 그린 뒤 다시 색을 채우는 작업은 꽤 많은 정성과 인내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그가 도시를 계속 그리는 이유는 뭘까.

“저는 도시의 풍경이 로컬리즘을 대변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주변 친구나 후배들은 서울로 많이 가는데, 저는 부산에서 ‘엄마 밥’ 먹으며 작업하는 게 너무 좋거든요. 레지던시가 아닌 이상 부산을 떠날 생각도 없고요. 그렇기에 지역의 이야기가 강화되어야 하고, 로컬리즘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각 지역이 가진 색깔, 로컬리즘을 살리고 그것이 잘 어우러져야 전체적으로 잘 살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지역의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고 그것을 화면으로 옮기는 것이 즐겁고, 그래서 이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 싶습니다.”

올해 개인전과 단체전, 아트페어까지 10회가 넘는 행사에 참여했거나 준비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의 다음 목적지는 강원도이다. 이지훈 작가는 “부산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 다른 나라의 도시 풍경까지 담으며 로컬리즘을 더욱 확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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