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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레시피] 파이프오르간 신비한 공명도…조성진 압도적 ‘황제’ 협연도…이 공연장이라서 더 빛났다

부산콘서트홀 화제의 개관공연

  •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  |   입력 : 2025-06-24 19:09:42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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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로리 띠로리로리로.”

파이프오르간의 낯선 소리로 TV에서 자주 듣던 익숙한 음악이 흘러나오자 관객들이 나지막이 탄식을 내뱉었다. 유럽에서나 접할 수 있는 대형 파이프오르간의 생생한 음색으로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를 듣는 순간, 부산콘서트홀의 가치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지난 22일 부산콘서트홀에서 열린 공연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황제’를 연주하고 있다. 클래식부산 제공
지난 22일 부산콘서트홀(부산진구 연지동)에서 ‘황제 그리고 오르간’ 공연이 열렸다. 지난 20일 문을 연 부산콘서트홀의 개관 페스티벌 프로그램으로, ‘클래식계 아이돌’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협연자로 나서 티켓 오픈 30초 만에 매진된 화제의 공연이었다.

조재혁 오르가니스트가 파이프오르간을 연주하는 모습. 클래식부산 제공
이날 공연은 조성진의 출연 외에도 부산콘서트홀의 진가를 확인하는 무대로 주목받았다. 부산콘서트홀의 자랑인 파이프오르간을 공식적으로 처음 연주하는 자리였고, 정명훈 지휘자(클래식부산 예술감독)와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APO)가 베토벤이 아닌 다른 레퍼토리를 선보여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부산콘서트홀의 소리의 향을 맡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란 클래식부산의 설명에 걸맞은, 이날 공연은 콘서트홀(대공연장)의 매력에 흠뻑 젖어든 110분(인터미션 20분)으로 채워졌다. 조재혁 오르가니스트가 연주한 파이프오르간(파이프 4423개를 연결한 건반 악기)은 ‘악기의 제왕’ 답게 다양한 관악기 소리를 내며 다채로운 음색으로 청중을 매료시켰다. 특히 콘서트홀 1층에 앉은 청중은 웅장한 소리를 바로 옆에서 들으며 음악이 심장을 두드리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협연자로 나선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는 관객의 몰입도를 극도로 끌어올렸다. 예술과 기술을 접목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답게 조성진의 두 손은 건반 위에 미끄러지기도, 물방울을 떨어뜨리듯 건드리기도, 온 힘을 다해 내리치며 섬세하면서도 유려하고 힘 있는 연주를 보여줬다. 세계적인 연주자의 섬세한 울림은 객석 구석구석까지 전해져 클래식 전용홀의 위엄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정명훈 지휘자와 APO가 선보인 카미유 생상스의 ‘교향곡 3번 C단조 오르간’은 오케스트라와 피아노, 오르간까지 동원돼 악기들의 향연이 펼쳐진 무대였다. 정명훈 지휘자와 APO 단원 81명은 다양한 악기로 풍성한 소리를 내며 은은한 화음부터 박진감 넘치는 음악까지 자유자재로 들려줬다. 풍성한 소리로 가득 채워진 홀에는 오랫동안 감동의 여운이 남았고, 관객들은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빈야드(포도밭) 스타일 공연장의 매력도 물씬 느껴졌다. 무대를 중심으로 360도로 객석이 설치되어 있어 파이프오르간 연주 모습을 바로 옆에서 바라볼 수 있었고, 조성진과 정명훈의 열정적인 모습을 내려다보며 연주자의 호흡까지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부산의 공연장에서는 할 수 없었던 경험이자, 콘서트홀의 울림이 모든 관객에게 전해진 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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